인터넷에서 루마니아의 키오카네스티(Ciocanesti)에서 만드는 부활절 달걀에 대한 영상을 보았다. 만드는 법은 윤지만님이 번역하신 것을 허락하에 가져왔다.
이렇게 만든다: 먼저, 작은 구멍을 통해 (오리, 거위, 닭, 타조) 달걀의 내용물을 제거한다. 그리고 밀랍 염색법(batik)과 동일한 방법을 이용한다. 염색액에 담궜다가 꺼내서, 그림 그리는 사람이 다음 염색에서 칠하고 싶지 않은 부분만 밀랍으로 덧입혀 한번에 한가지 색만 칠한다. 그림 그리는 도구는 kishitze라고 불리는 것으로 철사가 붙어있는 막대기다. (이전엔 식물의 가시나 돼지의 뻣뻣한 털을 이용했었다.) 완성된 결과물은 부활절 선물로 쓰인다. 그저 염색약에 담궜다 뺀 달걀보다는 아름답게 그림 그려진 달걀을 받는 것이 훨씬 즐거운 일이다.
원래 달걀 예술이 예술적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말이 이상하다는 것은 안다) 이렇게 영상으로 보니 느낌이 다르더라. 나는 이런건 못하는 보통 사람이라 지난 일요일이었던 이번 부활절에는 평범하게 달걀을 나누었다. 부활절 달걀은 하얀색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트에서 흰 달걀을 사고 달걀 담는 용으로 나온 봉투에 담아 준 것이 전부.
사실 좀 더 꾸미고 싶었다. 하지만 부활절 달걀을 꾸미라고 나온 스티커나 수축포장지들을 보니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것들 뿐이고 그렇다고 직접 꾸미자니 내게 손재주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아서 포장 봉투에 담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그래도 하얀색 달걀이 참 예쁘게 삶아져서 — 정말 깨끗했다 — 받은 이들은 좋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부활주일에 달걀을 나누지 않는데 우리 교회도 이런 전통을 교회 공동체의 교제를 풍성하게 하는 방편으로 생각하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정말 왜 안하는걸까?
그런데 다 주고 나니 사진 한장 안 찍었더라.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