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과 7월에 본 영화들

열정 하마구치 류스케, 2008
하마구치 감독은 관계가 비틀어지고 마음이 드러나는 걸 잘 그리는구나 확신했다. 이런 감독이다보니 〈아사코〉 원작을 추천받았겠구나 싶다.

콩: 스컬 아일랜드 조던 보트로버츠, 2017
몬스터버스 단독 영화로는 〈고질라〉(2014)보다 더 낫다. 베트남전의 이미지를 잘 가져온 것도, 괴수 간의 전투도 훌륭. 성년이 되어 고질라와 어떻게 싸우게 될지 기대된다.

해피 아워 하마구치 류스케, 2015
〈아사코〉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이거나. 분명 5시간이 넘는 영화인데 체감상 2시간 정도 밖에 안된다. 이야기들이 주르륵 흘러나오는데 어지럽게 흩어지지 않는다.

친밀함 하마구치 류스케, 2013
전반부는 극영화, 후반부는 실제 연극 무대로 이루어져있다. 본 사람들은 〈브레드 팩토리〉를 얘기하지만 내가 그걸 안봐서…. 잘 만들었는데 다듬어지지 않았단 인상을 받았다. 좀 더 쳐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그건 하마구치의 방식이 아닌 것 같다.

파도의 목소리: 게센누마 사카이 고, 하마구치 류스케, 2013
〈파도의 소리〉를 잇는, 〈파도의 목소리: 신치마치〉와 함께 제작된 작품이다. 기록물로써 다큐멘터리의 위치를 살펴보기 좋다. 2년의 시차가 있는 작품(들)을 연달아 보니 사람들의 마음의 묘한 차이가 눈에 들어온다.

노래하는 사람 사카이 고, 하마구치 류스케, 2013
앞의 연작과 이어지는 작품이지만, 재해를 겪은 지역의 민담들을 녹취한 기록물로써 별개의 작품으로 느껴진다.

인비저블 게스트 오리올 파울로, 2016
무리수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이야기 전개도 쫀득하니 잘 만든 작품이다. 대사 하나하나 버릴 것 없이 영화에 쓰이는 데 그 점이 아주 만족스럽다. 덤으로 극중에서 윈도우폰 사용자와 아이폰 사용자의 운명이 어떻게 갈리는지 보이는 게 그렇게 의도한 것인지 신경이 쓰인다.

고질라: 행성포식자 시즈노 코분, 세시타 히로유키, 2018
재해석된 기도라는 첫 등장에서 그야말로 코스믹 호러를 제대로 보여주더니 그걸로 끝이었다. 기도라만 끝인 것이 아니라 작품이 끝. 새로운 해석을 멋있게 들고나오는 시리즈였으나 그게 전부였다는 게 매우 아쉽다.

존 윅3: 파라벨룸 채드 스타헬스키, 2019
이 시리즈는 이제 그만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싸우는 것도 지겹고 죽이는 것도 지겹다.

토이 스토리 4 조시 쿨리, 2019
3편이 완벽했어서 4편은 괜찮을까 (정말로) 걱정했지만 만족할 만한 이야기를 선보여줬다. 사라진 장난감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에 대한 좋은 대답이 될 듯하다.

갓 오브 이집트 알렉스 프로야스, 2016
모두가 별로라고 하는 와중에 계속 마음에 걸려서 결국 보았고, 정말 별로라는 걸 확인했다.

책을 가까이 하기는 쉽지 않다.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기 시작했다. 요즘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줄이기 위해 다시 책을 가까이하고 있는데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는다. 책을 꾸준히 사지만 꾸준히 읽는 사람은 아니라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도 겨우 이걸 쓰려고 30분이나 웹을 돌아다니다 왔으니…. 어렵다 어려워.

2019년 5월에 본 영화들

명탐정 피카츄 롭 레터맨, 2019
포켓몬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 실사 영화로 — 3D지만 어쨌든 — 포켓몬들의 귀여운 모습들을 볼 수 있다니. 영화 중반만 가도 스토리가 다 보이지만 더 복잡해질 이유가 없기도 하다. 등장하는 모두가 귀여웠지만, 주인공 피카츄와 마임맨이 그 절반은 담당한 듯.

10년: 대만 레칼 수미 칠랑가산, 리나 초우, 루포쉰, 시페이주, 로우컥후앗, 2018
디아스포라 영화제에서 이 작품으로 〈10년〉 시리즈를 보기 시작했지만 결국 이 작품 밖에 보지 못했다. 단편 다섯 작품이 함께 했지만 잘 봤다 싶은 건 단 두 작품, 〈Way Home (路半)〉과 〈A Making of (蝦餃)〉 뿐이었다. 이 두 작품은 이야기를 펼쳐내거나 이끌어가는 게 좋았다. 다른 셋은 아쉬움이 많이 컸다.

아이들의 학교 고찬유, 2018
디아스포라 영화제에서 본 두 번째 작품. 일본의 조선학교에 대해 알고 싶어서 보게 되었다. 조선학교 학생들의 이야기 — 〈울보 권투부〉 — 나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 — 〈부당, 쓰러지지 않는〉 — 를 보지 않고 이 영화를 본 것도 조선학교와 재일조선인들의 역사에 대해 알고 싶어서였다. 영화가 몇가지 부분에서 파워포인트 같아 보이기도 하는 등 아쉬운 부분이 없다고는 못하겠으나, 그럼에도 이 일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에게 관람을 추천할 정도의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비터 머니 왕빙, 2016
디아스포라 영화제에서 본 세 번째 작품. 왕빙에 대해선 익히 들어왔지만 작품을 본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그가 가진 매력이나 — 그는 이 말을 싫어할까? — 카메라의 태도 등을 얘기하려다가 든 생각이, 이건 영화가 맞을까? 아무래도 영화이긴 한 것 같다. 그치만 그런 와중에도 이건 영화인 것이 맞을까 하는 궁금증이 떠나질 않는다.

해녀 양씨 하라무라 마사키, 2004
디아스포라 영화제에서의 마지막 작품. 일본의 조선인들에 대한 영화들을 쭉 보게 된 주말이 되었다. 제주에서 태어나 일본에 살고 자식들은 조선과 한국, 일본에 걸쳐 사는 해녀 양씨의 이야기. 어느 곳에서도 국민이 되지 못한 사람.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며 생각이 많아졌다. ‘시국이 그러했는데 누구를 원망하겠’냐는 그의 말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렇다고 그러했더라도 지금은 그러지 않을 수 있어야 했는데.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마이클 도허티, 2019
영화는 캐릭터를 향한 찬양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이 영화가 그렇다. 스토리를 이끌다보니 어떻게 인간의 이야기가 들어가버렸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고지라를 향한 사랑을 온 스크린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나 또한 거기에 적극 참여했다. LONG LIVE THE KING.

국경의 왕 임정환, 2017
개봉한 지 몇 주차인지 모르겠다. 인디스페이스의 시간표에도 더이상 나타나질 않아서 시간을 내 얼른 보고 왔다. 매우 영화 같은 영화였고,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김새벽 배우의 연기는 처음 보았고, 빠져들었고, 그의 필모그래피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알라딘 가이 리치, 2019
가이 리치도 잘못했고, 디즈니도 잘못했다. 배우들은 괜찮았으니 제작진이 잘못한 게 맞다 이건.

파도의 소리 사카이 고, 하마구치 류스케, 2011
파도의 목소리: 신치마치 사카이 고, 하마구치 류스케, 2013
사카이 고와 하마구치 류스케의 〈파도의 소리〉, 〈파도의 목소리〉, 〈노래하는 사람〉 3부작에 대해서는 따로 기록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