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속 후쿠오카, 프리뷰

어느 날 친구가 후쿠오카에 가자고 했다. 친구는 방학이 끝나기 전에 어딘가 가고 싶어했다. 하지만 이 여름에? 친구는 일본의 여름이 어떤지 알지 못했고, 나는 그저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이 짧은 여행이 정해졌다.

항공권

스카이스캐너에서 저렴한 항공권을 찾아봤고 제주항공으로 정해졌다. 따로 적을 것이 없다. 후쿠오카는 워낙 싼 항공권이 많더라.

제주항공 모바일 체크인을 처음 사용해봤는데, 마지막에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카운터에서 수속해달라는 메시지가 떠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공항에서 체크인해보니 모바일로 하는게 제대로 진행됐는데 체크인 중에 좌석을 이 자리 저 자리 골라본 것 때문에 그런 메시지가 뜬거 아닐까 하더라. 다음부턴 신중히 한 자리 고르고 해야겠다.

숙소

숙소는 딱 맘에 드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좀 고민했다. 정말 예뻐서 맘에 들던 곳은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10분 정도 떨어져있었다. 가을, 겨울이면 고민 안했을텐데 여름이잖아. 텐진 파르코 박화점 안에 있어서 교통도 편리할 거 같았던 곳은 아무래도 하카타와 떨어져 있어서 제외했다. 여름이니까 조금이라도 덜 움직일 곳을 고르는게 급선무였다. 그래서 캐널시티 바로 옆의 The Life 호스텔을 골랐다. 하카타역에서 그리 멀지 않고 텐진과도 아주 멀지 않으니 나쁘지 않아보였다. 개장한지 얼마 안된 곳이라 시설도 좋아보였다.

일정과 경비

일정은 2박 3일뿐인 여행이라 큼지막하게만 잡았다. ‘둘째날 아침 다자이후에 갔다온다’가 정해진 유일한 일정이다. 사람들이 후쿠오카 여행가면 다자이후에 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후쿠오카시 시내에는 그다지 볼게 없는 듯하다. 그러니 다자이후야 가지. 이처럼 시내여행이 전부인거나 마찬가지라 굳이 일정을 정해둘 필요를 못느끼고 있다. 구글 지도에 괜찮은 음식점들 별만 찍어두었다.

경비는

분류 비용 분류 비용
항공료 ₩168,200 숙박비 ¥7,400
포켓Wi-Fi ₩7,260 교통비 ¥2,000
공항버스 ₩22,000 식비 ¥12,000
구매 ¥2,160

짧은 여행이어서 잘 계산해보니 패스권은 굳이 필요하지 않더라. 나는 파스모를, 친구는 지인에게서 빌린 이코카를 들고 가서 충전해 쓰기로 했다. 구매에 잡힌 2,160엔은 다이소에서 파는 미소시루 20개 사는데 쓰일 금액이다. 한국에서 세 배 비싼 가격에 팔길래 일본에 가면 꼭 사오는 제품이 됐다.

그 외

이번엔 태풍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태평양에서 놀던 애가 날 이렇게 괴롭힐 줄이야. 후쿠오카는 안거치고 지나가버려서 다행이다.

정리

여행글 보면 프리뷰 글만 벌써 세개다. 연초의 일본 가족여행, 봄에 갔다 온 유럽여행, 그리고 이거. 여행글 본편은 하나도 안쓰고 이렇게 프리뷰만 쓰고 있다. 언젠간 쓰겠지?

2017년 7월의 시청각

# 읽었다

야행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교토 이야기꾼이 서늘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밤.
出会い系サイトで妹と会う話 もちオーレ 지음
괜찮은 백합 단편집. 그 중에선 권두작품과 쌍둥이 이야기가 제일 나았다.

# 보았다

파크 세타 나츠키, 2017
http://joseph101.com/2017/07/4453
칠월과 안생 증국상, 2017
http://joseph101.com/2017/07/4489
내일부터 우리는 윤성호, 2017
드라마의 상영판이라고 해도 어쨌든 정말 오랜만에 본 한국 영화. 시종일관 신나게 본 좋은 작품.
3월의 라이온 전・후편 오오토모 케이시, 2017
http://joseph101.com/2017/07/4492
블랙 할로우 케이지 사드락 곤살레스-페레욘, 2017
수평 수직의 공간과 정적인 시간 여행이 눈에 띄는 스릴러.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미키 타카히로, 2016
http://joseph101.com/2017/07/4494
블랭크 13 사이토 타쿠미, 2017
좋은 사람과 좋은 아버지가 꼭 같은 건 아니다.
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 2017
이렇게도 절제된 국뽕 영화를 만들 수 있는데.

# 들었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2016)

미키 타카히로의 영화다. 원작 소설을 매우 감동받으며 읽었기 때문에 이번 부천에서 가장 기대했던 작품이고 다른 것들은 안봐도 이것만은 꼭 봐야했던 영화다. 원작에 애정이 많은 만큼 걱정이 크기도 했다. 어설프게 만들었다가 이상하게 만들어지면 어쩌지? 연기가 안좋으면 어쩌지? 어설픈 일본산 로맨스 영화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니까.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그 모든 걱정이 기우였다.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라 조금만 보다보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고 어떻게 끝날지 알게되는 작품인데 — 아예 작가가 작품 중간에 전말을 밝히기도 했다지만 — 과하거나 부족함 없는 연출과 주연배우 둘의 알맞는 연기가 자칫 힘이 빠질 수 있는 후반부를 잘 이끌어줬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흐흑 ㅜㅜ 거의 유일하다 싶은 단점은 빛을 과하게 노출시키는 장면이 좀 많았던 것 정도 뿐이니 한국 개봉시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