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에 본 영화들

바스티유 데이 제임스 왓킨스, 2016
평이 안좋은 것엔 다 이유가 있다. 괜찮은 시작을 갖고 안좋게 전개해서 재미없게 끝나는 뻔한 영화였다.

스탈린이 죽었다! 아만도 이아누치, 2017
영국인들은 블랙 코미디를 하려면 다른 나라 말고 자신들의 지금을 소재로 삼아야 한다.

블라인드 멜로디 스리람 라그하반, 2018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데 그게 대체적으로 잘 이어져서 부담이 없이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다른 나라 영화였으면 좀 더 짧았겠지?

아이 엠 어 히어로 사토 신스케, 2016
원작을 몰라서 비교가 안되지만, 굳이 비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정도면 훌륭하다. 사건의 시작부터 좋더니 마지막에 가서는 정말 ‘히어로’가 되었다. 아주 좋다.

파리의 딜릴리 미셸 오슬로, 2018
시대의 명암을 드러내는 듯하나 실상은 벨 에포크 자랑에 불과한 작품이다.

애드 아스트라 제임스 그레이, 2019
우주를 배경으로 사랑을 얘기하는 또다른 작품. 흥미롭게 보았지만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나 하면 그건 아니었다. 이 이야기에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나요? 대신 배경과 소품에선 많은 걸 느꼈으니 좋다 하겠다.

예스터데이 대니 보일, 2019
비틀즈가 워낙 비싸니 플레이리스트가 빈약할 순 있다. 그거 가지고 뭐라 하진 말자. 이 소재에 이정도면 아쉽지만 썩 괜찮은 것이다.

2019년 8월에 본 영화들

엑시트 이상근, 2019
한국도 이렇게 잘 다듬어진 재난 영화를 만들 수 있단 걸 증명한 작품.

이타미 준의 바다 정다운, 2019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정리를 하지 못한 채 이야기를 만들면 이렇게 된다.

쉘부르의 우산 자크 드미, 1964
드디어 봤다. ‘로슈포르’보다 ‘쉘부르’를 더 높게 치는 사람들이 있어서 어떤 영화인지 정말 궁금했었다. 그리고 이제 그 이유를 알 거 같다. ‘로슈포르’가 정말 좋았다면, ‘쉘부르’는 오래 좋다.

2019년 부천에서 본 영화들


빽 투 더 아이돌 가네코 슈스케, 2017
AKB 멤버 주연의 뻔한 영화일 거라 생각했는데 좋은 의미로 그렇지 않았다. 뻔한 영화는 맞는데 그 점을 깔끔하게 다듬어서 내놓은 점에서 감독의 역량이 드러난다.


투어리즘 미야자키 다이스케, 2018
분량이 짧고 조금 갑작스레 끝난다는 점을 빼면 분위기와 그리는 방향성이 참으로 맘에 든다. 다시 생각해보면 미완성으로 보이기도 하는 작품인데 특유의 분위기가 그걸 살려내는 영화이다.


종말 – 그 후 카롤리나 헬스가르드, 2018
독일 영화는 거의 안봤을텐데. 원작이 그래픽 노블이라는 좀비 아포칼립스물이다. 최근 이 분야의 흐름은 모르지만 PTSD를 다루고 있어서 새롭게 느껴졌다. 감정선 연결이 쭉 이어지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상영 중 내 앞에 감독이 앉았는데 시간상 GV까지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


다이너마이트 소울 밤비 마츠모토 타쿠야, 2019
누구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짭이라고 하지만 형식이 비슷하다고 그렇게 덮어버리고 무시하기엔 아까운 영화다. 어쩔 수 없이 비교되는 부분들이 있지만서도 말이다. 꾸준히 시선-화자가 개입해서 상황을 바꿔내는데 그게 관객이 몰입하게 되는 대상에 반대되는 것이라는 게 묘한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카멈’보다 자주영화계와 상업영화계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들도 흥미를 유발해서 좋다.


멜랑콜릭 다나카 세이지, 2018
이번 부천에서 발견한 보물. 시작부터 끝까지 맘에 안드는 구석이 한 군데도 없는 영화였다. 어두운 상황임에도 캐릭터들이 어둡지 않은 덕에, 아니 주인공이 상황을 잘 모르던 덕에, 이야기가 힘을 얻고 나아가더라. 배우들의 연기 역시 모자람이 없어서 작중 내내 위화감이 없었다. 지금은 영상매체 발매만을 기다리고 있다.


21세기 소녀 야마토 유키, 야마나카 요코, 카토 아야카, 카네코 유리나, 에다 유카, 히가시 카나에, 이가시 아야, 타케우치 리사, 후쿠다 모모코, 야스가와 유카, 슈토 린, 나츠토 아이미, 사카모토 유카리, 마츠모토 하나, 타마가와 사쿠라, 2019
열거된 감독들의 수만큼의 단편들이 수록된 영화. 야마토 유키의 〈흩어지는 꽃들에게〉, 에다 유카의 〈연애건조제〉, 타케우치 리사의 〈Mirror〉. 이 셋이 특히 좋았다. 이 셋 때문에라도 영상매체를 구입하고 싶을 정도다.


테스와 보낸 여름 스테번 바우터로드, 2019
부천에 어울리지 않는 영화라 할 수는 있는데, 좋은 영화라 더 애매하다. 밝고 명랑한 판타스틱의 영화인데 부천은 아무래도 어두운 판타스틱 쪽이라. 그래도 이런 작품은 작게라도 극장 개봉을 해주면 좋으련만. 어떤 연령대의 사람들이 봐도 괜찮은 영화였다.


아니아라 펠라 코게르만, 휴고 릴야, 2018
불의의 사고로 고립되어버린 우주선에서의 이야기를 그린다. 표류물이지만 포스트 아포칼립스물로도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멜랑콜릭〉 다음으로 이번 부천에서 가장 좋게 본 영화였다. 인물 몇명만 가지고도 공동체의 분위기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잘 그려냈다. 이 작품도 영화제 외의 방법으로 한국에 알려지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어렵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