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루하기만 한 종이책과 전자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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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vs 전자책”. 뭐 이런 구도는 호오의 문제일 뿐인 문제를 가져다가 이런 전자책/종이책을 보는 내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는 나르시시즘을 더해보고, 거기에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들을 살짝 입히고, 대결붙이기 좋아하는 다른 이들의 응원을 받으며 임하는 재미라곤 볼 수 없는 말싸움이다. 물성 좋아하면 종이책 좋아할 수 있는거고 데이터 위주로 보고 싶으면 전자책 볼 수 있는거지 거기에 무슨 전자책엔 따뜻함이 없어요~ 종이책은 거추장스럽고 허영심 가득해보여요~ 이런 말 붙이고 앉아있냐, 책부심 가득한 사람들아…

나같은 경우는

  1. 조금만 더 돈을 내면 온전한 내 소유가 되는데다가,
  2.  전자책이 종이책이 가진 모든 물성을 재현하지 않기도 하고,
  3.  이왕 이만큼 종이책 모았으니까 앞으로 계속 모으는게 낫겠지

싶어서 종이책을 산다.

1번을 설명하자면 전자책을 살 경우 보통 리디북스에서 사는데, 리디북스가 서비스 종료한다면 책을 더이상 읽을 수 없게 되지 않겠나. 그런 반면 종이책은 그렇지 않고. 그리고 가격 차이가 무지 나는 것도 아니잖아…
2번의 예를 들면 전자책에선 책등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거 의외로 중요하다. 일종의 스큐모피즘을 원하는건데 이걸 해주는 곳은 일본의 이북재팬 정도 밖에 모르겠다 — 그렇지만 일본 전자책은 하필 거길 놔두고 북라이브에서 산다는 게 문제지만. 책등 이외에도 전자책에서 속표지 같은 건 보기 쉽지 않다.

만약 내게 종이책이 아예 없었고, 이제부터 모으기 시작한다고 하면 전자책을 모았을 가능성이 지금보단 높지 않았을까 싶다. 종이책 이거 밖에 들고 나가기도 귀찮고 어따 써먹어. 양장본이기라도 해봐라. 쉽게 읽기는 어렵다. 시작이 종이책이었으니까 앞으로도 계속 모은다는 생각도 드는 거겠고.

종이책의 물성 페티시에 대해선 다음에 이야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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