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恋愛】특정 이성에게 특별한 애정을 느껴 고양된 기분으로 둘이거만 함께 있고 싶고, 정신적인 일체감을 나누고 싶어하며, 가능하다면 육체적인 일체감도 얻길 바라면서, 이루어지지 않아 안타까워하거나 드물게는 이루어져서 환희하는 상태에 있는 것.
“오오, 알아, 알아. 이거 ≪신명해 국어사전≫이지?”
“예. 제5판입니다.”
“독특한 뜻풀이가 재미있기로 유명한 사전이지. ……그런데?”
“예?”
“얼버무리지 마, 마지메.”
니사오카는 의자째 가까이 다가와서 마지메의 어깨에 팔을 올렸다.
“사랑에 빠진 거지? 그렇지?”
마지메는 니시오카가 흔드는 바람에 미끄러져 내린 안경을 콧등으로 되돌려 놓았다.
“확실히 개성 있는 뜻풀이이긴 합니다만, 연애 대상을 ‘특정 이성’으로 한정하는 것이 타당할까요?”
니시오카는 마지메에게서 팔을 떼고 의자째 자기 책상으로 돌아갔다.
“……마지메, 혹시 그런 사람?”
그런, 이라니. 어떤 걸 가리키는 건가.
니시오카의 말을 흘려들으면서 마지메는 펼쳐 놓은 몇 종류의 사전을 조사했다. 모든 사전이 ‘연애’ 항목에 펼쳐져 있지만, 하나같이 남녀 사이의 감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실을 감안하건대 이들 기술에는 정확함이 결여되어 있다.
‘연애’ 용례채집카드에 ‘사전에 반드시 실어야 할 중요도 높은 단어’를 의미하는 이중 동그라미를 쳤다. 바고란에는 ’남녀만으로 괜찮은가? 외국어 사전도 조사해 볼 것’이라고 기입했다.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 船を編む》를 읽다가 기록해둔다. 얼마 전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의 ‘사랑’ 항목의 정의가 어떤 상대에서 남녀로 바뀐 어이없는 일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