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수납장을 정리했다.

학생 때 구입했던 수납장이 있다. 처음 설치할 때 CD에 맞춰 층을 나누었었다. 그 때문에 블루레이를 새로 구매하는 중에 세워서 꽂아넣을 수 없어서 눞혀서 보관해오고 있었다. 이런데다가 일부 칸은 케이블이나 충전기 등이 차지하고 있어서 더이상 공간이 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로로 뉘어도 들어갈 공간이 없으니 원.

그래서 이참에 칸막이들을 빼서 새로이 배열하였다. CD들과 게임 같은 디스크를 먼저 넣고보니, DVD와 블루레이에게 주어진 건 두 칸 뿐이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아래쪽의 DVD칸은 이미 찼고, 위쪽의 블루레이칸은 얼마 되지 않는 공간만 남아있다. 아무래도 지금 주문해놓은 두 작품이 도착하면 꽉 찰 것 같다. 역시 수납장을 새로 사야하는걸까.

영화본 것, 2017

2017년에는 모두 68편의 영화를 보았다. 많이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작년보다 줄어든 것이다. 지금은 조금 생각이 바뀌어서 많이 보는 것보다 좋은 걸 봐야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들지만 좋은 걸 알기 위해선 또 많이 보아야 하지 않나 싶고. 참고로 올해 결산에선 시상이 아닌 선택으로 바꾸어보았다.

선택

— 이번 결산에선 시상을 하지 않고 선택으로 바꾸어보았다. 한 해동안 본 영화들 가운데 새로이 나온 영화 5편과 이전에 나온 영화 5편을 골랐다. 2017년에 한국에서 첫 상영을 했는지의 여부로 새로운 작품과 이전에 나온 작품을 나눴으나, 아무리 첫 상영이어도 오래됐다 여겨지는 작품들은 옛 영화로 분류했다.

올해의 새 영화 5편은 다음과 같다:
– 마틴 스코세이지의 〈침묵〉
– 미키 타카히로의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 구로사와 기요시의 〈산책하는 침략자〉
– 카타부치 스나오의 〈이 세상의 한구석에〉
– 라이언 존슨의 〈스타워즈: 마지막 제다이〉

올해의 옛 영화 5편은 다음과 같다:
– 키타노 타케시의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 이마무라 쇼헤이의 〈검은 비〉
– 장 피에르 멜빌의 〈사무라이〉
– 동 감독의 〈그림자 군단〉
– 에드워드 양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트리비아

— 28편의 영화가 미국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일본 영화가 14편으로 이번에도 뒤를 이었다.

— 극장에선 35편을 보았다. 넷플릭스나 구글 플레이를 통해서는 많이 보지 않았다.

— 부천과 부산의 영화제를 갔다. 영화제를 통해 본 영화는 모두 17편이다.

— 가장 오래된 영화는 나루세 미키오의 〈부운〉이다. 1955년 작품.

— 오랜만에 독일, 러시아, 스페인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보았다. 올해 처음으로 중국에서 만드는 현대 배경의 영화를 접했다. 특별전에 힘입어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많이 볼 수 있었다.

— 최초로 인도 영화를 본 해였다.

— 그리고 작년에 비해 한국 영화를 많이 보았다. 다만 대규모 상업 영화는 한 편 뿐이고, 독립 영화나 단편 영화들이었다.

2017년 본 영화들

1월 어카운턴트 개빈 오코너, 2016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2016
2월 아메리칸 스나이퍼 클린트 이스트우드, 2014
그가 돌아왔다 다비드 브넨트, 2015
존 윅 리로드 2 채드 스타헬스키, 2017
핵소 고지 멜 깁슨, 2016
3월 로건 제임스 맨골드, 2017
엑스맨: 아포칼립스 브라이언 싱어, 2016
침묵 마틴 스코세이지, 2016
수어사이드 스쿼드 데이비드 에이어, 2016
인페르노 론 하워드, 2016
4월 신비한 동물사전 데이비드 예이츠, 2016
닥터 스트레인지 스콧 데릭슨, 2016
모아나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2016
미스 슬로운 존 매든, 2016
히든 피겨스 테오도어 멜피, 2016
5월 패트리어트 데이 피터 버그, 2016
6월 원더 우먼 패티 젠킨스, 2017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키타노 타케시, 1992
소나티네 키타노 타케시, 1993
7월 파크 세타 나츠키, 2017
칠월과 안생 증국상, 2017
내일부터 우리는 윤성호, 2017
3월의 라이온 전・후편 오오토모 케이시, 2017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미키 타카히로, 2016
블랙 할로우 케이지 사드락 곤살레스-페레욘, 2017
블랭크 13 사이토 타쿠미, 2017
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 2017
8월 호모 사피엔스 니콜라우스 가이어할터, 2016
북경의 일요일 크리스 마르케, 1956
9월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뤽 베송, 2017
아토믹 블론드 데이빗 레이치, 2017
아키라 오토모 카츠히로, 1988
검은 비 이마무라 쇼헤이, 1989
매혹당한 사람들 소피아 코폴라, 2017
20세기 여인들 마이크 밀스, 2016
아메리칸 메이드 더그 라이만, 2017
베이비 드라이버 에드가 라이트, 2017
멀홀랜드 드라이브 데이빗 린치, 2001
10월 땐뽀걸즈 이승문, 2017
부운 나루세 미키오, 1955
킹스맨: 골든 서클 매튜 본, 2017
블레이드 러너 2049 드니 빌뇌브, 2017
플로리다 프로젝트 션 베이커, 2017
히치하이크 정희재, 2017
산책하는 침략자 구로사와 기요시, 2017
오늘밤 사자는 잠든다 스와 노부히로, 2017
희망의 건너편 아키 카우리스마키, 2017
당갈 니테시 티와리, 2016
대담하거나, 타락하거나, 아름다운 양아체, 2017
여름 이야기 에릭 로메르, 1996
이 세상의 한구석에 카타부치 스나오, 2016
11월 사무라이 장 피에르 멜빌, 1967
그림자 군단 장 피에르 멜빌, 1969
형사 장 피에르 멜빌, 1972
레옹 모랭 신부 장 피에르 멜빌, 1961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는다 정지윤, 2016
남한산성 황동혁, 2017
저스티스 리그 잭 스나이더, 2017
은판 위의 여인 구로사와 기요시, 2016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에드워드 양, 1991
아라비아의 로렌스 데이비드 린, 1962
12월 소공녀 전고운, 2017
스타워즈: 마지막 제다이 라이언 존슨, 2017
오리엔트 특급 살인 케네스 브레너, 2017
폴라로이드 작동법 김종관, 2004
스테이션 7 클림 시펜코, 2017
패터슨 짐 자무쉬, 2016

읽은 것, 2017

2017년에는 모두 27권의 책을 읽었다. 올해는 영화에 집중했기 때문에 작년보다 훨씬 읽지 않았다. 여기에 시리즈물이 있음을 생각하면 거의 읽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시상

— 먼저 그동안 사놓기만 하고 한 페이지조차 읽지 않고 있다가, 드디어 완독에 성공한 《오만과 편견》과, 수십년에 걸친 어머니의 추천 끝에 이제야 읽게 된 《폭풍의 언덕》이 드디어 이룩한 성취상을 공동 수상했다. 두 작품 중에 마음에 남는 책은 후자였음을 밝힌다. 참고로 내가 읽은 《오만과 편견》은 우리집에 있는 5권 중에 펭귄판 전자책이었다.

올해는 수상할만한 작품이 더이상 없으므로 시상은 여기서 마친다.

트리비아

— 27권 중 17권이 만화책이다. 만화책만 읽은 한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저자는 모두 22명이다. 그중 10명이 일본인이다.

— 5권의 전자책을 읽었다. 총 독서 권수가 적음에도 여전히 전자책 독서의 비중이 낮은 편이다.

2017년 읽은 도서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지음
22세기 세계 프랑수아 드 생글리 외 지음, 전미연 외 옮김
학자들의 낙관적인 미래관 모음집. 받아들여질지를 고려하지 않고 각자의 생각을 전개해가서 좋았다. 결혼 제도의 해체는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내 무덤에 묻힌 사람 마거릿 밀러 지음, 박현주 옮김
소개를 읽고 너무나 읽고 싶던 작품인데 아쉽게도 후반에 힘을 잃고 말아버린다. 딱 그 전까진 좋았는데.
미드나잇 저널 혼조 마사토 지음, 김난주 옮김
일본의 사회파 작품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는데, 거기에 기자들의 이야기라는 것과 작가의 힘있는 필력이 더해지니 더욱 재밌는 작품이 나왔다. 이 작가를 기억해둬야지.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지음, 김정아 옮김
http://joseph101.com/2017/04/4390
교회의 분열에 맞서 헤르만 바빙크 지음, 이혜경 옮김
비록 교회의 일치가 불가능한 것이고 허구일지라도 우리는 끝까지 교회의 보편성을 추구해야 한다.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정아 옮김
http://joseph101.com/2017/05/4413
からかい上手の高木さん 5 야마모토 소이치로 지음
약간 늘어짐이 느껴지던 5권. 권두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徒然チルドレン 7 와카바야시 토시야 지음
이것도 7권까지 오니 몇 커플은 이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여전히 매 페이지를 희희거리며 보게 된다.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벌써 3편! 역시 이 소시민 부부..는 함께 해야 제맛이다. 벌써 고3 2학기던데 시간상 겨울철 이야기가 바로 시작하는거려나?
레드 런던의 여행자: 마법의 그림자 V. E. 슈와브 지음, 구세희 옮김
배경과 설정은 흥미로왔지만 진부한 모험담으로 끝난 이야기. 후속편은 기대되지 않는다.
플라네테스 1 유키무라 마코토 지음, 장지연 옮김
추억의 에마논 카지오 신지, 츠루타 겐지 지음, 정은서 옮김
방랑의 에마논 카지오 신지, 츠루타 겐지 지음, 정은서 옮김
왜 속편을 정발해주지 않는거죠? 왜죠?????
앙골모아: 원구전투기 1 타카기 나나히코 지음, 오경화 옮김
앙골모아: 원구전투기 2 타카기 나나히코 지음, 오경화 옮김
앙골모아: 원구전투기 3 타카기 나나히코 지음, 오경화 옮김
앙골모아: 원구전투기 4 타카기 나나히코 지음, 오경화 옮김
몽골의 일본원정을 다루는 만화. 괜찮은 고증을 보여준다. 아직까진 캐릭터보단 역사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모양. 킹덤과 비교하는 사람이 많던데 난 킹덤을 보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다.
골든 카무이 1 노다 사토루 지음, 오경화 옮김
골든 카무이 2 노다 사토루 지음, 오경화 옮김
골든 카무이 3 노다 사토루 지음, 오경화 옮김
골든 카무이 4 노다 사토루 지음, 오경화 옮김
무늬는 홋카이도 웨스턴이지만 실은 서바이벌 먹방인 만화. 다람쥐 치타탑이 먹고 싶습니다.
야행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교토 이야기꾼이 서늘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밤.
出会い系サイトで妹と会う話 もちオーレ 지음
괜찮은 백합 단편집. 그 중에선 권두작품과 쌍둥이 이야기가 제일 나았다.
플라네테스 2 유키무라 마코토 지음, 장지연 옮김
플라네테스 3 유키무라 마코토 지음, 장지연 옮김
플라네테스 4 유키무라 마코토 지음, 장지연 옮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훌륭한 작품. 꿈은 언제나 대기권 밖에 있다.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장강명, 배명훈, 김보영, 듀냐 지음
난 배명훈과 듀나의 작품을 참 좋아한다는 걸 다시 깨달은 시간
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재밌긴 한데 이야기보다 세계로서의 매력이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