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 고갱씨가 작품들을 들고 한국에 왔다길래 서울시립미술관에 다녀왔다. 반 고흐씨의 그림들도, 밀레씨의 만종이 왔을 때도 가지 못했었으니 그 이후로는 가능한 전시들은 꼭 가리라 다짐하고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배부터 채웠다. 미국에서 건너온 훌륭한 음식점은 우리의 입과 위와 뇌를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낙원과 같은 곳이다. 이 놀랍도록 아름다운 메뉴가 며칠 후면 끝난다는 사실에 마음 아파했다.
생각이 통하는 이, 드립이 통하는 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너무나도 빨리 지나간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었다. 시간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특수상대성이론을 들어서 증명할 필요도 없는 것이 시간이란게 우리의 감정에 따라 천천히 가기도 빠르게 달려가기도 하는 지조도 없는 놈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나는 옛 경성재판소였던 이곳에서 뽈 고갱씨가 영 나의 취향의 남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정지었다. 그래도 모니터나 인쇄된 종이가 아닌 화가가 직접 만든 그림을 본다는 것은 압도적인 경험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오빠의 블로그 글은 참 맛깔나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