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럽 여행의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그날따라 일하던 중간에 참으로 심심했습니다. 일거리도 많지 않았고 인터넷도 딱히 재밌는 게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트위터 타임라인조차 뜸했습니다. 할 게 뭐 없나 하다 잡지 《어라운드》가 보였습니다. 그 달의 주제는 ‘스테이 Stay’였습니다. 그리고 읽고야 만 것입니다.
〈4월의 베를린〉. 한순간에 제대로 정독했습니다. 다음 순간 남은 뒤쪽 부분은 읽지 않은채 책을 덮고 스카이스캐너에서 항공권을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베를린으로의 짧은 여행을 생각했습니다. 마음에 불을 붙인 건 베를린이었으니까요. 그러다가 빈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스탄불에도 가고 싶어졌습니다. 베를린과 빈과 이스탄불. 옛 제국들의 수도. — 전 이런걸 좋아합니다 — 그 후 여행 계획은 급물살을 탔습니다. 한 주간만 갔다올까 하던 계획은 크게 불어나 한 달짜리 여행이 되었습니다. 그에 맞춰 방문하고자 하는 도시들도 늘어났습니다.
처음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참, 결국 〈어라운드〉 뒷부분은 아직도 읽지 않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