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드림

책은 주로 알라딘에서 사지만 가끔은 실물 책을 봐야할 때가 있다. 책값이 부담되는 경우엔 편한 마음으로 구매할 순 없으니까 교보문고에 들러 한번쯤은 들춰보고 결정한다. 가까운 교보는 내가 사는 시 건너편에 있지만 거기엔 찾는 책이 없기 일쑤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실물을 보고자 하는 책들은 강남이나 광화문에도 한권 있을까 말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한 권 살펴보고자 서울 가는 것도 부담이고 귀찮고 해서 근처에 볼 일이 있을 때야 들리는 정도였다.

교보에 가는 목적이 이런데다가 거기서 책을 사 들고 오는 것도 무겁기도 하니, 서점에서 책을 살펴보며 알라딘으로 주문을 하곤했다. 이렇다보니 서비스란 걸 알아도 쓸 일이 없었다. 무겁게 들고오느니 다음날 알라딘 택배상자를 받는게 훨씬 나았으니까.

그리고 얼마 전 동네에 교보문고가 들어왔다. 집에서 걸어서 7분. 이전에 같은 자리에 있던 서점은 책의 종류가 그렇게 다양하지 않아서 잘 안가게 됐는데 이젠 전보다 책 확인하기가 쉽겠구나 생각했다. 어차피 사는 건 알라딘이겠거니 싶었고.

그런데 왠걸, 을 한번 이용해보니 썩 좋았다. 잠깐 나가서 바로 책을 받아오니 배송을 기다리는 시간도 없고, 그 덕분에 나도 집을 나설 수 있고. 얼마 전엔 소파에 드러누워 사뒀던 〈플라네테스〉2, 3권을 읽고는 완결권인 4권은 아직 안나왔나 검색해보니, 이미 출간돼있었고 동네 교보에도 있단 걸 발견했다. 그 즉시 포인트를 탈탈 털어 무료로 구매하고 준비하고 나가 바로 수령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알라딘으로 주문했다면 하루를 더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동네 교보의 규모가 그렇게 큰 곳은 아니라서 책이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여전히 알라딘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긴 하다. 그럼에도 읽고 싶은 책이 가까운 곳에 있을 때 바로 구매해 읽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덕분에 내가 집을 나서는 건 더욱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