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을 시작하고 맞닥뜨린 것이 — 아직은 네 발로 걷는 동물들만 먹지 않는 정도지만 — 밖에서 먹을 것이 많이 없다는 것이었다. 시작하기 전엔 이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김밥집에서 고기 빼달라고 하고 먹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러던 차에 CU에서 비건 도시락이 나왔다고 해서 예약 주문해서 먹어보았다. 편의점을 뭘 사먹는 일이 거의 없지만 한번은 먹어봐야하지 않을까 해서 가입도 하고 그랬다.
한쪽은 단호박과 이집트콩 (맞나?) 에 맛탕 소스를 넣은 것, 한쪽은 콩불구이랑 새송이버섯, 방울토마토, 펜네와 올리브가 들어간 것이다. 데워먹진 않고 차갑게 먹었다. 양쪽 다 맛이 괜찮더라. 먹기 전 찾아본 리뷰들에선 사이즈가 작아 양이 적다고 했는데, 피드백을 받아 양이 늘어난 건지는 몰라도 한끼로 먹어도 배가 알맞게 찰 정도다. 단점은 두 메뉴 사이가 제대로 차단이 되지 않아서 두 소스가 섞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또 래핑을 벗기니 소스와 기름의 끈적함이 묻어나오는 것도 들 수 있는데, 후자는 몰라도 전자는 꼭 개선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