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과 12월에 본 영화들

리틀 걸 세바스티앙 리프쉬츠, 2020
사샤가 상담 선생님 앞에서 눈물을 흘릴 때 관객 모두가 함께 마음 아파했다.

히즈 이마이즈미 리키야, 2020
전형적인 주요 인물들의 역할과 전개상 최선의 형태이지만 너무나도 이상적인 결말이 영화를 애매하게 만든다. 두 주인공의 어색함 또한 한몫한다.

롤라 로랑 미셸리, 2019
당사자성은 참으로 강하다. 〈히즈〉에서는 경력 있는 배우들도 어색함을 벗지 못한 반면 여기선 첫 연기임에도 진짜로 여겨진다. 또한 결말이 아버지와의 화해가 기적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현실적인 인정과 거리감의 확인이란 점이 좋았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변성현, 2016
다들 이렇게 연기 잘해서 어떡하나. 그런데 결말이 이렇게 안타까워서야…. 이거 어떡하나.

화양연화 왕가위, 2000
어떤 영화들은 영화가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어도 명작을 보고 있다는 소름 돋으면서 시원해지는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데 화양연화가 바로 그런 영화였으며, 동시에 어떤 영화도 대형 스크린으로 봐야 함을 일깨워주는 경험이었다. DVD로 봤으면 이 느낌의 절반도 느끼지 못했을 듯.

그린랜드 릭 로만 워, 2020
본격 재난 쾅쾅 영화는 아니고 재난 중 가족 영화. 이 영화의 한가지 미덕은 꾸준히 선한 사람들이 나온다는 점이다.

원더우먼 1984 패티 젠킨스, 2020
1편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진보했다. 1편에 비해서뿐 아니라 대부분의 슈퍼 히어로 영화보다 낫다. 영웅이 영웅다운 히어로 영화를 본 게 얼마만인지. 마블이 속 빈 강정만 만들고 있을 때 DC는 좋은, 그리고 더 좋아져가는 감독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