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 괜찮은 재난 영화였다. 대규모 재난물은 어떻게 될지 뻔히 아는 장면들을 가지고, 멋진 영상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작품인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그 길을 아주 잘 걸었다.
〈2012〉 같은 경우엔 감독의 ‘압도적인 장면’에 대한 사랑과 규모가 남다른 재난 스케일에 힘입어 개인에게 닥치는 재난이라는 체험적인 부분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이 영화는 지진이 난 도시라는 배경에서 관객이 원하는, 그리고 지진이 나면 관객이 겪을 장면들을 잘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 장면들에서 실제라면 죽을 거라는 걸 잘 알겠더라. 문과인 난 반드시 죽을거야. 더불어 결혼할 사람의 전 배우자가 구조대원이면 꼭 그와 친하게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