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일기를 어떻게 썼냐 하면 iOS의 앱인 Drafts에 적으면 드랍박스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다. 이 방법은 서울비님의 글을 보고 제작년 10월부터 시작한 방법이다. 나 역시 일기를 어느 플랫폼도 가리지 않는 플레인 텍스트에 저장하고 싶었기에 이 방법을 택해 써왔다. 하지만 일년 넘게 써보니 문제가 생겼다.
이렇게 편하게 일기를 쓰는 법을 만들어둬 내가 쓰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처음 일기를 써보며 알게된 것인데 쓴 일기를 다시 꺼내보는 일은 없더라. 특히 그것이 물리적인 책이 아닌 디지털 파일이니 더 그랬다. 당장 이번 달의 일기도 보지 않는데 — 게다가 쓸 때조차 보지 않는데 — 작년의 일기를 볼 일이 어디있겠나.
그래서 일기 작성법을 바꾸었다. 지금은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던 글에서 보게 된 방법인데, 말하자면 5년 일기, 10년 일기 등의 방법을 디지털로 옮긴 것이다.
위의 스크린샷을 참고로 얘기해보면 2016년의 7월 9일자 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7월 9일자에 2016년 그 날의 일기를 쓰는 것이다. 그래서 1년 전 같은 날 나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알 수 있게 되는 방법이다. 개별 파일로 저장되게 되는 플레인 텍스트에선 이 방법을 쓰기도 난감하고 더불어 다시 읽어보지 않는 단점을 없애고자 원노트에 일기를 쓰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없어지지 않는 한 일기는 남을테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혹시나 해서 일단 2014년부터의 일기를 옮겨봤는데 꽤나 만족스럽다. 내가 작년 어떤 생각으로 살았는지 알게 되니 일기를 열어보고 싶게 되고 결국 일기를 쓰게 되는 효과를 얻었다. 의무감에라도 글을 채워 넣어야겠는 마음도 들게 되었다. 매일 하는 생각이지만 오늘도 해야겠다.
‘일기를 꼭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