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벌써 3년 전) 도호쿠 지방에서 지진이 난 뒤 일본사회심리학회에 올라온 번역요약글을 한국어로 번역해본다. 원문은 여기서 보면 된다.
재난이 일어났을 때에 보면 신중하지 못한 말을 꺼냈다가 나중에 사과하는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이런 이들의 행동을 설명하는 ‘공정세계신념(the belief in a just world)’라는 사회심리학 이론이 있습니다. 이 이론은 기본적으로 “세상은 공정하기 때문에 바르게 산 사람은 보답을 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보답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즉 “좋은 일을 한 이에게는 좋은 일이, 나쁜 일을 한 이에게는 나쁜 일이 일어난다”는 신념이죠.
이 공정세계신념은 동정에서 비롯된 행동들을 촉진시킵니다. 왜냐면 (예를 들어) 타인에게 좋은 일을 함으로 자신이 칭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지진과 쓰나미(역자주: 3.11도호쿠대지진)가 일어난 경우, 공정세계신념은 이와는 반대로 이재민을 비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이에게 나쁜 일이 일어났으니 그 사람은 나쁜 일을 했을 사람이라는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공정세계신념은 바쁘고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기 쉽다고 합니다.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지에 실린 실험을 보면 타인에게 일어난 문제의 책임에 대해 따져볼 때 관계없는 정보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하게 됨으로 공정세계신념에 기초한 판단을 내리기 쉬워진다고 합니다. 우리들이 일상생활 보내는데 바쁘거나 여러 정보를 접하거나 또는 원자력 발전소의 일을 걱정하면서 여유가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정세계신념에 근거해 이재민들을 안좋게 바라보는 가능성이 높아질겁니다.
이후의 연구를 보면 반드시 이 신념만이 작동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이런 것이 있다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구원, 기복신앙에 기초한 종교를 믿는 이들에게서 이런 점이 쉽게 보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