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에 쓴 글들

Eat, Walk, Talk

날씨 앱은 오후 언젠가에 비가 온다했지만 파란 하늘을 믿고 슬렁슬렁 걸어다녔다. 홍대는 걷는 맛이 있어서 좋다. 길을 가다가 처음 본 가게에서 점심을 먹으며 길을 가다가 처음 본 가게를 다음에 가보기로 정했다. 하지만 너무 덥긴했습니다. 손바닥만한 책들의 모임에 들렀다. 손바닥만한 책들은 나를 이곳으로 데려오기 위한 미끼였을 뿐 실제로 사려던 책은 따로 있었고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 그 책의 행방을 물으니 다음 주에 들어온다 했다. 풀이 죽었다. 그래선지 갑자기 이성적이 되어버려서는 책을 살 수가 없게 되었다. 이 책이 […]

〈언어의 정원〉 (2013)

鳴る神の 少し響みて さし曇り 雨も降らぬか 君を留めむ 신카이 감독의 작품이 개봉할 경우 반드시 극장에서 보아왔는데 이번 작품도 어김없이 극장을 찾게 되었다. 46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은 작품 내외적으로 아쉬움을 남기지만 이야기를 바라보기에 모자란 시간은 아니었다. 〈초속 5센티미터〉에서는 벚꽃의 분홍색이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에서는 하늘의 푸른색이 주된 색깔이었다면 이번에는 신주쿠교엔의 초록색이 주된 색상인데 그 덕에 ‘도시에 내리는 비’가 주는 칙칙함 대신 청량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그래도 실제로 그렇게 맑고 깨끗할 것 같지는 않고 신카이 감독이 주는 빛들 덕을 보는 거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