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영화는 어디의 영화일까.

영화를 보고 나면 감상까진 아니더라도 어떤 영화였는지 기록을 해둔다. 감독이 누군지 어느 국가에서 제작됐는지 어떤 경로로 봤는지 등. 시청각 글에 있는 내용들이 그런 것이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게 국적 부분이다. 지금까진 복잡한 경우라도 영국/미국 같은 거라 먼저 오는 국가 중심으로만 기록을 해두었었다. 이정도면 되겠지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대로 문제라 느낀게 〈오늘밤 사자는 잠든다〉를 기록하며였다. 감독은 일본인, 영화는 프랑스. 이 영화는 어디에 둬야할까? 이 영화에 한정한다면 보통은 프랑스에 둘텐데 그러면 감독은 어디로 사라지는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 작품뿐 아니라 이전에 살짝 마음에 걸려왔던 다른 작품들까지 생각나니, 내년부터는 영화 말고 감독의 국적이나 감독이 속한 문화권으로 해야하나 싶어졌다.

아이고 폭풍같은 과제 기간이니까 딴 생각들이 아주 아주 잘 들고 있다.

2017년 10월의 시청각

10월엔 시험과 영화제가 겹쳐 고생했다. 그래도 영화제를 잘 다녀올 수 있었기에 만족한다. 근데 본 영화들 모두 짧은 감상문만 적고 제대로된 글은 한개도 쓰지 않았다. 점점 짧은 문장에만 익숙해지고 있어 큰일이다.

# 읽었다

아… 몇개월간 책을 전혀 안읽고 있는데 시청각을 적을 때마다 마음이 찔린다. 크읍…

# 보았다

땐뽀걸즈 이승문, 2017
부운 나루세 미키오, 1955
작은 공간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시선
킹스맨: 골든 서클 매튜 본, 2017
더이상은 만들지 말자
블레이드 러너 2049 드니 빌뇌브, 2017
내가 빌뇌브의 표현을 좋아한다는 건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굳이 블레이드 러너를 이야기해야 했을까?
플로리다 프로젝트 션 베이커, 2017
좋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히치하이크 정희재, 2017
산책하는 침략자 구로사와 기요시, 2017
첫 기요시는 엄청났다. 이런걸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니.
오늘밤 사자는 잠든다 스와 노부히로, 2017
희망의 건너편 아키 카우리스마키, 2017
당갈 니테시 티와리, 2016
오랜만에 본 완전에 가까운 스포츠 영화였다.
대담하거나, 타락하거나, 아름다운 양아체, 2017
여름 이야기 에릭 로메르, 1996
우유부단한 여름이었다
이 세상의 한구석에 카타부치 스나오, 2016
그렇게 기대하던 영화는 정말로 기대한만큼이나 좋았다. 가해자가 피해자이기도 했고 피해자가 가해자이기도 했던 그 전쟁.

iPad Pro 10.5 구입

오랜만에 학생이 되었더니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패드 에어로는 필기를 원활히 할 수 없었다. 화면을 나눠 두 앱을 띄워쓰는 스플릿뷰도 지원이 안되고, 램이 부족해서 필기하다가 검색하러 크롬에 갔다오면 앱이 리프레시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아 짜증나. 그래서 패드 프로를 새로 구매했다. 속도도 빠르고 메모리 용량도 넉넉하고, 펜슬까지 사두니 필기마저도 한층 편해졌다. 원랜 손필기를 안하는 사람인데도. 그리고 일부러 256기가를 사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편집하는 것도 패드에서 하고 있다. 최종작업은 컴퓨터에서 하지만 그건 파일 관리니까. 역시 최신 기기를 사용해야 활용도가 높아진다.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