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어진 과제를 처리할 때 선례가 있어서 그걸 참고할 수 있다면 순식간에 끝낼 수 있지만 처음부터 모든걸 만들어야 하는 경우에는 그 시작조차 못하는 사람이다. 스무살 때 학부 레포트를 처음 써보는 그날 절실히 깨닫고 10여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그렇다.
시작을 못하는 사람
2017년 9월의 시청각
2017년 9월 30일
댓글 남기기
이번 달에는 극장에서 영화를 본 일이 많았다. 영화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시대의 영화들을 극장에서 보는 것이 시간이 지난 다음에 후회하지 않을 길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 읽었다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장강명, 배명훈, 김보영, 듀냐 지음 난 배명훈과 듀나의 작품을 참 좋아한다는 걸 다시 깨달은 시간 |
# 보았다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뤽 베송, 2017 이야기가 부실해도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으면 괜찮기도 한 법이다 |
아토믹 블론드 데이빗 레이치, 2017 샤를리즈 테론 앞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다. |
아키라 오토모 카츠히로, 1988 30년이 지나도 설득이 되는 영화가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아니다. |
검은 비 이마무라 쇼헤이, 1989 이 영화가 그렇다. 핵무기 사용은 결코 용납되어선 안될 일이다. |
매혹당한 사람들 소피아 코폴라, 2017 콜린 파렐은 너무 약하지 않았나 싶다. |
20세기 여인들 마이크 밀스, 2016 한국제목을 그렇게 바꿔야만 했을까? women을 빼면 이 영화의 무엇이 남을까? |
아메리칸 메이드 더그 라이만, 2017 톰 크루즈는 이런 인물에 참 잘 맞는다. 특히 그 미소가. |
베이비 드라이버 에드가 라이트, 2017 음악 위에서 달리는 기분 |
멀홀랜드 드라이브 데이빗 린치, 2001 매력적인데 그 매력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
2017년 부국제 상영시간표가 공개됐다.
올해는 그동안 영화제 예매 준비하며 만들던 양식을 버리고 5beom님이 올리신 방식을 보고 거의 그대로 도입해보았다. 이전에 쓰던 것보다 훨씬 편하고 보기 좋다. 좋은 건 빨리 배워야 한다.
시간표는 어차피 주말에 밖에 못내려가니 양 주말 것만 보기로 했다 — 마지막 이틀은 주말로 보자. 내가 쉬는 날이니까 — 주중에 뭐 하는지 보면 마음이 아파질 뿐이니까. 그런데 이게 참, 주말 시간표가 썩 좋지 못하다. 첫 주말은 다음 날부터 중간고사라 밤 늦게까지 볼 수가 없는데 기대했던 작품이 하필 그 시간에 들어가있다. 둘째 주말은 마지막 날이라고 시간표가 썩 좋지 못하다. 아직 영화 순위를 메긴 것도 아니고 예매가 끝난 것도 아니지만, 대강 시간표를 짜고나니 양 주말에 모두 가는 건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