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조국》

로버트 해리스의 대체역사소설이다. 말로만 듣던 작품인데 이제서야 읽게 됐다. 나치 독일이 유럽을 석권하고 미국과 냉전을 하고 있는 1964년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이 파헤쳐가는 사건의 전모를 따라가며 전체주의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체제인지, 지난 대전쟁으로 저런 정부들을 무너뜨린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안도하다가도 바로 그 사건을 접하며 끝내 구역질이 나고야 만다. 너무 큰 희생을 해야했지만 나치 독일을 무너뜨린 건 잘한 일이다. 정말로.

드랍박스의 Public 폴더 지원 종료에 따라 시작된 내 고생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감기 기운에 잠겨 아침을 맞이하던 중 인박스에 있던 한 통의 메일이 내 정신을 크게 때렸다. 드랍박스에서 온 메일이었다.

안녕하세요,

Dropbox는 공유 환경 개선을 위해 항상 노력합니다. Public 폴더는 Dropbox가 처음으로 도입한 공유 방법이었으며, 그 후 Dropbox는 팀에서 안전하게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는 더 나은 환경을 구축해 왔습니다.

그에 따라, Public 폴더 지원이 곧 종료됨을 알려드립니다. Dropbox Basic 사용자는 2017년 3월 15일까지 Public 폴더를 사용할 수 있으며, 그 후에는 Public 폴더의 파일은 비공개 파일이 되며 이러한 파일에 연결되는 링크는 비활성화됩니다. 파일은 Dropbox에 계속 안전하게 보관됩니다.

Public 폴더에 있는 파일을 계속 공유하려면 새 공유 링크를 만든 다음 새 URL을 공동 작업자들에게 보내면 됩니다.

(후략. 굵게 처리는 임의로 함)

세-상-에-!!! 메일의 내용은 즉 이대로라면 내년 3월 15일 이후엔 내 블로그의 이미지란 이미지들은 모두 표시되지 않는다는 소리였다. 지금 내가 블로그에 글을 쓰는 방식은, 마크다운 형식으로 쓴 글을 Public 폴더에 저장한 후 그걸 불러와 띄워주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미지들 역시 같은 방식으로 Public 폴더에 올린 후 링크를 걸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게 그걸 끝낸다니!

아무래도 회사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닫는 듯한데 (이미 이 기능은 몇년 전부터 신규 가입자에겐 유료로만 제공되고 있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너무 당황스러워서 잠이 순식간에 달아나고 말았고, 메일을 받고 이틀간 여러 방면으로 대책을 강구한 결과 지금은 앞으로 어떡해야 할지 방안을 짜둘 수 있게 됐다.

이미지 호스팅 문제는 아무래도 제일 큰 걸림돌이었다. 플리커로 돌아가야할지 비용을 추가해가며 호스팅 용량을 늘려 이용해야할 지가 고민이 됐던 부분.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주 잠깐동안의 시간이었지만 드랍박스 일반 공유 기능으로 이미지를 불러오던 작업의 흔적을 발견해서 서비스를 옮기지 않고 계속 드랍박스를 사용하기로 결정. 글 쓰는 Workflow나 Drafts 액션들도 새 방식에 맞게 바꾸었다.

다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드랍박스에 올려놓은 마크다운 파일을 수정하는 것만으로 블로그 글을 고칠 수 있는 방식은 더이상 이어나갈 수 없게 됐기에 상단의 ‘읽은 것’, ‘영화본 것’ 글은 내년부턴 연말 결산 등의 글로 바꾸기로 했다. 그 글들은 매 작품을 추가할 때마다 간단한 액션만으로 글을 변경해오며 써오던 것들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글을 수정하려면 워드프레스 앱이나 블로그에 로그인해서 수정할 수 밖에 없다.

내게 남은 일은 단 하나다. 이 블로그의 모든 이미지들의 링크를 전부 수정해줘야 한다. 하나씩 하나씩. 이 문제가 내가 드랍박스의 메일을 읽는 순간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자 악몽과 같은 일이었고 이것 때문에라도 한동안 글쓰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여행을 위해 RX100M3를 샀다.

이 전까진 RX100M2를 가지고 있었다. 2014년 여름쯤에 친구한테서 중고로 구매했는데 여행을 가서도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은데다가 성능도 충분히 대단했기 때문에 아주 만족하며 사용했다. 하지만 원래 사람이란 물건을 쓰다보면 이건 이랬으면 좋았을텐데하며 아쉬워하는 지점들이 생기기 마련이지 않나. M2를 쓰며 액정이 완전히 돌아가지 않아 셀카를 찍기 어렵다는 점이 바로 그랬다. 그래서 얼굴 자동인식 등을 이용해 찍었으나 그것도 한두번이어야지. 상당히 많은 경우에 셀카를 제대로 찍기 힘든 것이 엄청난 장애물로 여겨졌다. 그 때문에 결국 카메라를 집어넣고 아이폰으로만 촬영하게 되는 일이 허다했다. 그래서 여행들을 앞두고 있는 이번에야말로 갈아타기로 했다. 나는 오로지 하나, 180도 플립 액정만을 바라보며 M3를 샀고 완벽하게 만족했다.

하지만, 터치가 안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