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에 본 영화들

자산어보 이준익, 2021
훌륭했으나 흑산도를 나가면서 자산어보가 아니게 되었다.

바다가 들린다 모치즈키 토모미, 1993
몇몇 장면에서 매우 현대적이어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 아니, 이 시절의 감각이 현대에도 유지되고 있어서 그럴까? 확실히 ‘지브리’스럽진 않지만 좋은 영화임이 틀림없다.

킹덤 사토 신스케, 2019
중국인 인물들이 일본어로 말하는 게 어색할까 싶었는데 만화적 터치 덕분인지 그정도까진 아니었네. 〈아이 앰 어 히어로〉도 그렇고 일본 만화의 실사영화화는 이 감독이 제일 나은 것 같다. 만화스러운 면과 보통의 실사영화스러운 면들을 잘 섞어낸다.

떨어지는 동백 키무라 다이사쿠, 2018
아름다운 장면과 멋진 오카다 준이치의 검술, 그리고 시시한 이야기. 다행히 뒤의 하나가 앞의 둘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더 문 던컨 존스, 2009
과욕 부리지 않고 이야기를 잘 이끌어 갔다. 한국어 화자만 캐치할 듯한 “안녕히 계세요”는 의미심장한데다가 적절해서 그 사용이 맘에 든다.

콜래트럴 마이클 만, 2004
마이클 만의 영화는 본 게 별로 없지만 그가 만드는 액션은 하나하나의 힘을 느끼게 하는 것이 마치 절제된 충돌을 보여주는 듯하다.

스페셜 포스: 블러드 마운틴 알페르 카글라, 2016
프로파간다 군사 영화는 어느 국가 영화든간에 재질이 똑같구나

2021년 3월에 본 영화들

반도 연상호, 2020
재미는 참 좋다. 카체이스 부분만 줄였으면 좋았을 것을.

지구의 끝까지 구로사와 기요시, 2019
보는 중간중간 말도 안통하는 여행지에서 느꼈던 고립감이 생생히 떠올랐다. 기요시여….

고지라 혼다 이시로, 1954
괴수 영화의 인물 파트도 이렇게 훌륭할 수 있는 것인데. 걸작은 걸작이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카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돈 홀, 2021
세계, 인물, 전개에, 그리고 메시지에 부족함이 없다. 굳이 꼽자면 이야기가 너무 왕도적이라 심심할 수 있단 것 정도. 하지만 주관객층을 생각하면 지금이 제일 좋다.

바람의 목소리 스와 노부히로, 2020
〈하늘에 귀 기울여〉와 함께 3.11로부터 10주년이 되는 날에 본 3.11 영화들. 도쿄 전력에서 난민 문제까지 이런 걸 이야기할 수 있는 감독은 해외에도 알려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늘에 귀 기울여 고모리 하루카, 2020
경험은 계속 이야기되어야 한다. 하지만 제삼자가 이렇게 말 하는 건 쉬운 일일 것이다.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잭 스나이더, 2021
정말 완전히 다른 영화. 진작에 이렇게 나왔어야 했던 영화.

오차즈케의 맛 오즈 야스지로, 1952
시대가 시대라 그런 거겠지? 오즈식의 가족 봉합은 언제나 어딘가 거슬린다.

스파이의 아내 구로사와 기요시, 2020
보고나서 생각이 많은데 정리가 될 듯 말 듯 하다. 한가지 확실한 건 이 영화가 아주 좋다는 것.

고질라 대 콩 애덤 윈가드, 2021
아무리 생각해도 영화가 아닌데, 아무리 떠올려봐도 그냥 영상의 조합인데, 이렇게 재밌을 수가. 팬심을 반영한 영화란 이런 것이구나. 하지만 쾌감을 얻은 대신 괴수들의 경이로움이 사라져버렸다.

은혼 2: 규칙은 깨라고 있는 것 후쿠다 유이치, 2018
의외로 전편보다는 잘 만들어서 놀랐다.

추운 곳에서 온 스파이 마틴 리트, 1965
르 카레는 언제나 플레밍보다 낫다.

2021년 1월과 2월에 본 영화들

소울 피트 닥터, 2020
2021년의 첫 영화. 메시지보다 상상에, 그리고 그걸 묘사하는 것에 감탄한다. 메시지는 사실 좀 식상했어.

아니시 샤간티, 2020
이 감독은 영화를 맛있게 조립하는 듯하다. 후반이 살짝 아쉽지만 긴장감의 완급조절이 아주 좋다.

쥬만지: 넥스트 레벨 제이크 캐즈던, 2019
이야기는 바뀐 게 없고 새 인물의 등장으로 기존 인물들마저 서사가 얇아지니 영화에 남는 게 없다.

더 헌트 크레이그 조벨, 2020
이게 무슨 작품이지 하는 궁금증으로 시작해서 이런 작품이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되었다. 폭력만 넘어서면 유쾌함이 가득한 영화.

승리호 조성희, 2021
다양한 언어와, 그래서 필요한 통역기 같이 미국 밖의 SF들이 보여주는 장면들이 좋다. 이 영화도 그런 걸 잊지 않는 미덕을 지녔다. 적당한 서사와 적당한 인물들, 적당한 액션이 잘 모여있어 만족스럽다.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없어서 매우 아쉽다.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소토자키 하루오, 2020
렌고쿠를 위한 영화. 렌고쿠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모두 그럴 것이다.

중경삼림 왕가위, 1994
감독이 영화를 감성과 얼굴만으로 밀고 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걸 배웠다. 이야기는 참 이상한데 촬영과 배우로 그 이상함을 치워버리니 그 또한 능력이겠지.

세키가하라 하라다 마사토, 2017
전쟁은 결국 정치의 연장이라는 걸 보여주는 정치드라마. 줄서기와 눈치싸움의 마지막은 장식한 전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