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유람 007

아침은 교토의 유명한 커피점인 스마트 커피점에 가서 먹었다. 1932년에 지었다니 82년이나 된 가게다. 어제 그렇게나 맛있게 먹어서 오늘 이상하면 어쩌지 하고 불안한 마음이 있긴 했다. 평이야 워낙 좋은 가게였지만 아무래도. 가게는 교토시청 건너편 아케이드 안에 위치하고 있다. 매장 안엔 젊은 사람부터 나이 드신 분들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바로 안심할 수 있었다. 여긴 믿을 수 있겠어. 메뉴 시키고 사진 찍고 있다보니 고대하던 아침이 나왔다. 메뉴 고르는데도 꽤 걸렸는데 다 먹고 싶어서…

친구들은 햄앤에그 샌드위치와 팬케이크를, 나는 프렌치토스트를. 정말 모두 하나같이 감탄할 정도의 맛이었다. 특히 프렌치토스트는… 캬. 지금까지 한국에서 먹었던 프렌치토스트는 많이 부족했던 것이었어! 그렇게 말해도 집에서 해먹은게 전부었지만! 아 내가 부족했던 것이구나하며 울며 먹었다. 과장이지만 마음은 그랬다. 아침에 워낙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어디서 먹나 커피점에서 먹어도 되는걸까 걱정했던 것이 무색해질 정도의 맛에 셋 모두 즐겁게 주린 배를 채웠다. 아침부터 기쁨이 가득하다.


スマート珈琲店
http://www.smartcoffee.jp/
食べログ

다행히 스마트커피점이 있는 아케이드 끝엔, 그러니까 아까 들어왔던 교토시청 건너편 입구엔 바로 혼노지本能寺가 있다. 바로 그 혼노지. 오다 노부나가가 죽은 그 절이다. 물론 혼노지의 변 당시엔 더 남쪽에 있었지만 이후 이전해서 지금의 자리에 위치하게 됐다고 한다. 이 절엔 노부나가의 영묘가 있다고 들었다. 노부나가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을 기리는 영묘라고 한다.


안갈 수가 없지 않은가. 노부나가의 묘라는데! 입구엔 저렇게 오다 노부나가 영묘라고 써있다. 2007년에 교토에 왔을 땐 사카모토 료마와 나카오카 신타로의 묘를 갔다왔는데 이번엔 오다 노부나가. 절이니까 당연히 있지만 내 관심 밖에 있는 본전을 지나면,

노부나가공묘信長公廟가 있다. 이때 비가 오고 있었는데 수학여행을 온 걸로 보이는 학생들이 비를 피하고 있었다. 나도 함께 비를 피하며 열심히 보았다. 노부나가뿐 아니라 함께 모셔진 사람들의 이름에서 모리 란마루도 찾았고. 두근거림이 멈춰지질 않았다. 어릴 때부터 전국시대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는데 두근거리지 않으면 정상이 아니겠지. 저 학생들은 외국인이 묘 보러 와서 좋아하고 있는걸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치만 좋은걸 어쩔 수 있겠나. 이렇게 두번째 교토행도 누군가의 묘를 찍고 오게 됐다.

혼노지는 교토시청, 그러니까 교토시약쇼 앞에 바로 있으니 찾기가 쉽다. 정류장 이름이 교토시약쇼마에京都市役所前. 우리 중 나만 관심있고 좋아하던 노부나가 영묘를 보고 나와 버스를 타고 기요미즈데라로 이동한다. 여기서부터 아까 봤던 학생들과 같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됐다. 그치, 수학여행이나 외국인의 여행이나 루트는 비슷한 법이지.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에서 Arial 폰트가 Times New Roman으로 표시될 때

오늘 아침이었나 블로그에 들어와보니 상단 글자가 보기 안좋게 나오는 것이었다. 깔끔한 산세리프 문자로 보여야 할 ‘Josephology 101’이 세리프 문자로 출력되고 있었다.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이람. 당혹감을 앉고 워드프레스 설정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어제 블로그 속도를 높인다고 여러 플러그인들을 설치했던 게 원인이 아닐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폰트쪽을 건드리는 별다른 문제는 발견할 수 없었다. 혹여 캐시 문제일까 싶어 몇가지 설정을 껐다 켜보았지만 역시나. 다른 브라우저에서는 어떻게 표시될까 궁금해져서 IE11과 크롬에서 열어보았다.

멀쩡하다. 일단 나한테만 이렇게 보인다는 걸 확인하니 안심이 됐다. 그리고 이제 구글을 열심히 검색해보는데, 구글 검색의 영어 알파벳마저 세리프 문자로 나오는 것이다! 트윗덱 웹에서도 알파벳은 세리프로, 유튜브마저도 그렇게 나온다. 아무래도 브라우저가 무언가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생각하고 엣지 브라우저의 설정을 찾아보니 폰트 변경도 안되는 것 같고, 대체 이건 왠일인가 마이크로소프트 커뮤니티를 찾아보니 이런 질문을 찾을 수 있었다.

Edge (and IE) displaying Times New Roman instad of Arial

질문자는 IE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 나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다. 엣지 브라우저의 기본 폰트인 Arial이 Times New Roman체로 바뀌어 출력된다는 것이다. 이 글에 달린 댓글들에서 추측되는 원인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그건 아주 간단한데 컴퓨터에 Arial 폰트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구구절절히 이야기했지만 빠르게 해결책을 적어두겠다.

  1. 여기에서 Arial 폰트를 새로 받는다.
  2. 압축을 풀어 나온 폰트들을 오른버튼으로 눌러 나오는 메뉴에서 설치를 선택하면 컴퓨터에 설치될 것이다.
  3. 기존에 이미 폰트가 있다고 뜨지만 어차피 같은 폰트이기 때문에 바꾸겠냐는 대화창에서 를 눌러 설치를 마치면 된다.
  4. 그리고 엣지 브라우저를 다시 시작하면 끝!

그 후엔 깔끔하게 뜨는 인터넷을 보며 불안했던 마음을 떨쳐버리면 될 것이다. 지금 내 심정이 그렇다. 어휴, 아침부터 모든 정신이 여기에 쏠리고 손에 일이 안잡히고 얼마나 불안하던지….
기본 폰트를 브라우저가 불러오지 못하는 건 심각한 문제인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빨리 해결해주었으면 좋겠다. 혹시 같은 문제가 생겨 찾아다니시는 분이 이 글을 보고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교토유람 006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여학생의 뒷모습. 일본스럽다. 이걸 왜 찍었나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동네 산책을 나왔는데 마침 등교시간이더라. 현지인들은 출근하고 학교 가는 시간에 외국인 관광객은 여유를 즐기며 산책을 한다. 흐흥. 사실 숙소 근처에 키타노텐만구北野天満宮라고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시는 신사가 있다. 다자이후텐만구와 함께 일본 전국에 있는 텐만구의 중심이 되는 곳이라고 하는데, 일정에 끼기엔 애매해서 아침 일찍 나 혼자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엔 이런 귀여운 우편함도 있었다. 안녕?






北野天満宮
http://kitanotenmangu.or.jp/

생각보다는 크지 않았다. 그래도 꽤 큰 편인 신사이지만 말이다. 난 기요미즈데라 정도의 크기일 줄 알았거든. 밤새 온 비가 아직 그치지 않아 경내를 손질하던 일손들도 보이고 등교하고 출근하는 사람들도 섞여있었지만 혼자 여유롭게 돌아다니기엔 아주 좋았다. 본전 말고도 뒤쪽에 딸린 신사들도 몇 개 있었다. 그런 섭사, 말사들을 많이 찍어두고 싶었는데 개방된 경내를 지나 등교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그렇게 못했다. 내가 카메라 들고 찍으려고 하면 그 앞 길을 지나던 애들이 멈춰서는 바람에 미안해서 찍을 수가 없었다. 지각하게 하지는 말아야지. 하지만 텐만구에서 가장 재밌던 건 이거였다.

입시합격기원, 시험합격기원, 학업성취기원. 갑호 기도비 5천엔부터, 을호 기도비 4천엔부터.

스가와라노 미치자네가 학문의 신으로 모셔져서 텐만구가 수험생들에게 인기있다는 얘기는 알고 있었지만 그런 사실을 이렇게 접하게 되니 웃음이 나오더라. 합격을 한 것도 아니고 합격을 바라면서 돈을 내는 모습이 재밌더라. 세상 어딜가나 물질로 기원하는게 보편적이라는 걸 알지만 내 주변은 그러질 않아서 먼 이야기로 여겼는데 여기서 그런 걸 보게되니 신기했다.

돌아오는 길은 올 때와 다른 길로. 게스트하우스의 가이드 지도에 따르면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유흥가花街라고 했다. 요정같은 곳들을 생각하면 좋으려나. 지나가시던 할머니께 물어봐도 그렇다며 비싸서 못가는 가게들만 한가득이라고 했다. 아침에 문을 다 닫았으니 깔끔하게 정리된 골목일 뿐이다.


이렇게 셀카도 찍어보고. 중간부터 왔던 길로 다시 들어가니 갈 땐 못봤던 예쁜 집들도 있었다. 차도 옆 놀이터의 담벼락에는 검은게 앉아있길래 고양이인가 싶어 가까이 가보니 갑자기 날개를 휙 펴서 깜짝 놀랐다. 생전 처음 보는 까마귀. 그렇게 큰 새였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숙소에 돌아와보니 일행들은 모두 일어나서 준비하고 있었다. 결국 밍기적거리다가 내가 제일 늦게 준비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