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션 일레븐》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의 소설이다. 가공할 전염병으로 인류의 문명이 무너진 이후 셰익스피어의 극을 공연하는 유랑극단의 이야기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데 거기에 유랑극단이라니, 이러이러한 이야기라고 얘기해주는 것만으로도 읽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 음, 사실 배기고 있었다. 다른 과학 소설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책 진도가 너무 나가질 않아서 잠깐 이 책을 펼쳤는데 그만 하루만에 읽고 만 것이다. 이야기의 흥미로움만이 날 끌어들인 게 아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문학에서 많이 봤던 것들이 보이긴 하지만 그걸 넘는 이야기의 구성이 있다. […]
《왕과 서커스》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설이다. 《안녕 요정》에 등장한 타치아라이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같은 캐릭터라 아무래도 《안녕 요정》의 기억이 떠올라 불안했지만 다행히 그렇지 않았다. 등장하는 인물들애 그의 소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었지만 다들 잘 배치돼있고 지금까지 읽은 작품들보다 훨씬 나은 마무리에 사건들과 전개도 흥미로와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요네자와가 이런건 참 잘 쓴단 말이지. 최근 읽은 작품들이 만족스러워서 다음 작품들도 기다려진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난 요네자와의 작품들을 좋아하는가 보다.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설이다. 내게는 처음 읽는 소시민 시리즈. 빙과 시리즈의 첫작인 빙과와 비교하면 중고등학생의 염세적인 모습은 좋아하지 않고 — 이 시리즈의 남주인공이라던가 빙과의 데이터베이스군이라던가 — 사건 자체도 빙과쪽이 더 흥미로움에도 여기의 주인공들이 빙과의 그들보다 더욱 매력적이어서 좋다. 최근 요네자와의 단권 소설들을 읽으며 결말 부분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시리즈의 첫작이라는 걸 감안하면 괜찮은 마무리. 어서 다음 권이 새로 나오길 기다린다. 이전 판본의 소름돋는 표지는 보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