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중력의 임무》

“우리는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소. 평생이 걸려도 당신네 지식을 다 배울 수 없다는 걸 이해하는 것부터 말이오. 당신들은 어떻게 그런 원리들을 알아내었는지 배우고 싶소.” 할 클레멘트의 과학소설이다. 원양을 항해하던 중 지구인을 만나 그들의 외주를 받아 일하는 선장과 그의 선원들 이야기이다. 이들이 사는 별은 중력이 약한 적도지방이 3G, 주인공의 출신지인 극지방이 700G에 달하는 별인데다가 그런 환경에 따라 이들 또한 길이 40cm의 애벌레 — 지네? — 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강한 중력 때문에 서있거나 난다거나 던진다는 것을 […]

《리커시블》

오랜만에 읽는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이다. 요네자와의 책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와 몰입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이 일본 문학의 특징으로 보이는 마무리되지 않는 결말과 맞물리는 바람에 다 읽고 나면 지독한 기분이 들고 만다. 이런게 다른 작가들보다 더 한 것 같다. 요네자와의 이야기가 내 취향에 아주 잘 맞는 점도 한몫할 것이다. 다행히도 올 초에 《안녕 요정》으로 한번 겪고 나니 어느정도 예상이 돼서 — 특히 읽어가며 남은 분량을 보다보니 — 덕분에 지독함이 덜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매번 […]

《첫숨》

배명훈의 소설이다. 그의 작품과는 그간 맞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괜찮다 생각했다. 달 출신 무용가의 춤이나 후반의 그것은 읽으면서 여러번 감탄했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다만 마지막에 드러나는 인물들의 진실은 실망이었다. 높이 날아오르다가 넘어지고 만 무용수 같았다. 과학소설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얻은 이익은 저중력에서의 걷는 방식과 춤에 대한 묘사, 인류 거주지들간의 외교에 대한 언급, 그리고 인물의 이름들이 한국어여도 아무 상관없다는 깨달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