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여행 중에 읽은 첫 책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다. 이 책은 사연이 있는데, 내가 펭귄판만 세 권 거기에 민음사판까지 모두 4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금 처음으로 읽었다. 어째서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그런 사연이 있다. 난 이 작품이 로코물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무도 내게 로코물이라고 이야기해주지도 않았고 어느 영상 클립을 봐도 그렇게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이 작품을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기 시작했더니 세상에나 비행기가 착륙하지 않기를 바라며 읽었다. 계속 낄낄거리게 되는 소설은 오랜만이었다. […]
《당신들의 조국》
로버트 해리스의 대체역사소설이다. 말로만 듣던 작품인데 이제서야 읽게 됐다. 나치 독일이 유럽을 석권하고 미국과 냉전을 하고 있는 1964년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이 파헤쳐가는 사건의 전모를 따라가며 전체주의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체제인지, 지난 대전쟁으로 저런 정부들을 무너뜨린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안도하다가도 바로 그 사건을 접하며 끝내 구역질이 나고야 만다. 너무 큰 희생을 해야했지만 나치 독일을 무너뜨린 건 잘한 일이다. 정말로.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설이다. 전편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이 제목대로 봄에 나와서 기대를 했건만 이 편은 가을이 되어서야 나오고 말았다. 가을철 한정은 언제쯤 나올런지. 정말 별거 아닌 일로 독자까지 긴장하게 만들더니 — 친숙한 일상의 일이니까 더욱 긴장하게 되는거겠지? — 갑작스레 비일상을 등장시켜서 놀라게 하고는, 마지막엔 소시민을 지향하면서도 그럴 수도 없고 그러지도 못하는 그들의 씁쓸한 이야기로 뒷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런 저런 점들이 내가 이 시리즈를 빙과 시리즈보다 사랑하는 이유다. 빙과는 더 극적인 캐릭터들인데다가 사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