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을 읽어가다가 적당히 이쯤이다 싶을 때 써보고자 한다. 모든 책을 다 쓸 것은 아니고 모든 생각을 다 쓸 것은 아니다. 이번엔 모두 세 권. 두 권의 소설과 한 권의 논픽션 글을 읽었다.
1.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3.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의 문장은 읽기가 편하기 때문에, 글은 건조하기 때문에 좋아한다. 걸리는 것 없이 글자를 따라가는 건 은근히 기분 좋은 일이다. 이야기야, 하루키의 소설에서 만나던 바로 그런 이야기.
2. 채링크로스 84번지
2.헬렌 한프
이토록 좋은 이야기를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 후회가 되면서도 지금 이 이야기를 접한게 너무나 감사하게 여겨졌다. 책은 얇은데 이야기에 빠져들어버려서 도중에 억지로 덮고 그랬다. 이걸 하루에 다 읽어버리면 너무 아까울 것 같았단 말이지.
3.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3.히가시노 게이고
마음에 구멍이 펑펑 뚫리고 있던 중에 집어들었는데 이야기 하나하나가 슬퍼서, 중간에 두 번이나 덮을 수 밖에 없었다. 채링크로스와는 정말 반대되는 상황. 스타벅스에서 갑자기 눈물이 나오는걸 참아야 한다는건 퍽 당황스러운 경험이다. 결국 마지막 페이지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하필 그 때 집에 혼자만 있던게 아니라 참는데 큰 고생을 했다. 구멍 좀 메워볼까 하다가 더 넓혀버린 기분이 든다. 나쁜 의미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