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소. 평생이 걸려도 당신네 지식을 다 배울 수 없다는 걸 이해하는 것부터 말이오. 당신들은 어떻게 그런 원리들을 알아내었는지 배우고 싶소.”
할 클레멘트의 과학소설이다. 원양을 항해하던 중 지구인을 만나 그들의 외주를 받아 일하는 선장과 그의 선원들 이야기이다. 이들이 사는 별은 중력이 약한 적도지방이 3G, 주인공의 출신지인 극지방이 700G에 달하는 별인데다가 그런 환경에 따라 이들 또한 길이 40cm의 애벌레 — 지네? — 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강한 중력 때문에 서있거나 난다거나 던진다는 것을 생각조차 못하는 종족이라는 것이 인상에 깊이 남는다. 두 종족 간의 교류는 보통 일방으로 시혜적이거나 적대 행위를 동반하는 경우로 그려지곤 하는데 탐구욕이라는 공통점을 찾게 되는 장면은 훈훈함을 넘어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