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정도 전에 더 디비전을 구매하고는 격하게 게임하느라 다른 어느것도 하질 않으며 지냈다. 책을 빌려서 책도 안읽고 반납했고, 영화도 예매했다가 게임하고 싶어져서 집을 나서기 전에 취소하기 일쑤였다. 누적 플레이 시간이 100시간이 넘어가니 이렇게 지내다가는 안되겠다 싶어졌다.
인터넷에서 이 글을 발견하고는 세 가지를 실천해보기로 했다.
일단 인터넷을 쓰지 않는 시간을 정해두는 것. 하루에 12시부터 18시까지는 인터넷을 쓰지 않기로 해봤다. 이 시간에는 메신저를 빼고는 오프라인으로 살아보았다. 그리고 일과 후에도 인터넷 사용시간을 정해둘 것. 인터넷을 하지 않는 시간이 지난 뒤에 네시간 정도로 사용시간을 정해보았다. 긴 것 같지만 2시쯤에 잠을 드니 이정도면 적지 않겠지 싶어서 네시간으로 정해보았다. 당연하지만 보기 좋게 망했다.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닌 백수에게 6시간의 오프라인 모드와 4시간 뿐인 온라인 모드는 끔찍했다. 그래서 이틀째에 사용시간 제한은 없앴다. 다만 12시부터 18시 사이의 오프라인 생활은 완벽히는 아니어도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 인터넷을 아예 안하는 건 아니지만 밀렸던 책들을 읽는 귀중한 시간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일이 막히더라도 오프라인에서 벗어나지 않는게 중요하다고는 해도 오프라인에서 죽어가는 영혼에게 잠시 쉴 틈을 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음, 변명 같긴 하지만….
대신 가장 문제가 된 것이 소셜 미디어를 끊는 것이었다. 내가 하는 소셜 미디어라고 해도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뿐이고 뒤의 두개는 금방 끊을 수 있었다. 끊는다기 보단 그 둘에는 중독된 일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문제는 트위터였다. 내 삶과 다를 바가 없는게 트위터고 타임라인 새로고침은 호흡과 마찬가지인데 그걸 안하려니 인터넷 안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고통이 있었다. 정말 아이패드 켜서 트윗봇 아이콘 위에 손가락 두다가 치우던게 수십번이다. (이겨보자는 마음에서 일부러 삭제를 안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됐나. 놀랍게도 한번도 트위터 타임라인을 들어와 본 적이 없다. 몇가지 검색하느라 트위터 검색은 이용하긴 했다. 그것도 크롬 주소표시줄에서 트위터 검색을 잡아준 덕에 타임라인을 거치지 않고 검색만 하고 나올 수 있었다. 여전히 심심할 때면 트윗봇 앱 아이콘이 눈에 확 들어오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 그리고 트위터를 쉽게 끊어내본 덕에 인터넷하는 시간도 크게 줄었다. 어떤 분들은 자주 가는 사이트들 게시판들이 있겠지만 나는 소식 접하는 게시판 두곳을 제외하면 트위터가 메인이었어서 정말 필요한 경우 — 게임을 한다거나 — 가 아니면 컴퓨터 자체를 키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위의 블로그가 소개한 책 저자의 말을 따르자면 소셜 미디어는 1주일간 끊어보라는데 앞으로 이틀 정도가 남아있다. 이정도면 그 이틀도 힘들지 않고 소셜 미디어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 돌아오는 일요일이 되면 트위터에 들어가볼 것이고 그 다음에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더 열심히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전보단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져본다. 아니 제발 가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