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국상 감독의 영화이다. 증국상, 정궈샹, 데렉 창 중 어느걸로 불러야 하는지. 수년 만에 보는 중국 영화. 그만큼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였다.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중국에서 어떤 평이었는지는 나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게 왠걸, 먼저 본 〈파크〉보다 몇배는 좋은 영화였다.
처음에는 칠월과 안생 두 절친이 한 남자를 좋아하는 흔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남자는 딱 그 기능만 하는 존재였다. 남자쪽의 이야기였다면 찌질한 모습을 다 보면서 흔해빠진 그저 그런 영화가 되었겠지만 두 친구의 이야기, 정말 영혼의 동반자인 둘의 이야기만을 — “이 세상에 널 사랑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어” — 해줘서 아주 좋은 영화가 됐다. 그래서 영어 제목이 소울메이트인 거겠지만 아무래도 칠월과 안생이라는 제목이 더 낫다. 모 분 말마따나 칠월의 안생이라 생각해도 좋을 정도고. 감독이 남성인 줄은 알고 있어서 이 각본은 어디서 나온걸까 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역시 여성의 손에서 나왔더라. 다만 이런 작품을 볼 때마다 내가 남성이라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 아쉬울 때가 있다. 분명히 나보단 여성분들이 이 영화에서 많은 걸 보실 것이고 훨씬 좋게 보실 것이다.
이 영화만큼은 국내에 꼭 들어왔음 좋겠다. 들어오지 못하더라도 블루레이 정도는 사고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