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앵무새》

스캇 맥나이트의 책이다. 정말 오랜만에 읽은 기독교 서적이다. 성경을 읽어내기에 대한 책이지만 굳이 나눈다면 전반부가 그러하고, 후반부는 장 제목 그대로 ‘여성의 교회 사역’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전반부는 우리가 성경을 읽으며 숨쉬듯이 하는 취사선택에 대해 환기시킨다. 어떤 것은 수용하지만 다른 것은 수용하지 않는 행태. 저자는 거기에 ‘맥락이 모든 것이다’를, 거의 모두가 들어봤을 말을 다시 강조한다. 성령의 영감으로 된 텍스트이기 때문에 우리는 텍스트 자체보다 텍스트를 저작한 하나님의 메시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사보가 당대엔 세상과 구별하기 위해 필요했지만 현대에는 오히려 복음을 나타내는 데 맞지 않는 것 아닐까 하고 저자와 친구가 이야기하는 장면을 통해, 우리가 당대에 복음을 위해 적용하고자 쓴 문장을 변하지 않는 경전으로 삼아 현재도 지켜나가는 것은 반대로 복음을 전하는 데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전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자 한 것은 후반부 부분을 먼저 접했기 때문이다. 사실 책 전부가 이 내용인 줄 알았다. 후반부에선 여성 사역의 근거와 전례들이 성경 안에서도 다양하게 나온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브리스길라와 뵈뵈와 유니아를, 거론하지 않거나 가볍게 넘어가고 나아가 아예 지워버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당장 신의 계획을 듣고 주님을 잉태한 것은 누구였는지 부활의 첫 증인이 누구였는지 교회의 훌륭한 지도자들 중에 누가 있었는지 생각해볼 때, 교회가 사역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건 창세기 3장의 타락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교회의 — 사실상 남성들의 죄라는 저자의 해설이 강하게 다가왔다.

덤으로, 뵈뵈는 이제 번역을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가톨릭은 포이베라 쓰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