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에 쓴 글들

〈아주 긴 변명〉 (2016)

오다기리 죠와 아오이 유우가 나오는 다른 영화를 보려다 유튜브에서 예고편을 미리 보니 아무래도 이걸 봐야겠다 싶어 골랐는데 정말 잘 골랐다. 껍데기를 두르며 살아가는 사람이 배우자의 죽음 이후 바른 자신, 바른 자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간단히 정리할 수 있지만, 그런 뻔한 게 많이 보이는 서사임에도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었다. 마지막 몇 부분은 사족이라고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작품의 완성도는 흔들리지 않는다. 한국에 개봉하면 꼭 많이들 봤으면 좋겠는 작품이다. 그나저나 영화제에서 본 영화 내용에 대해 많이 쓰면 안된다는 […]

〈분노〉 (2016)

이상일 감독의 영화는 처음이었다. 캐스팅이 대단한 것도 그렇고 처음 트레일러를 봤을 때부터 이건 봐야지 싶었는데 다행히 예매를 잘 해서 ㅎㅎ 하나의 살인 사건에 뒤흔들리는 세 이야기가 각각 별개로 진행된다. 아야노 고가 나오는 이야기에서는 그와 츠마부키 사토시가 서로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 둘 다 좋아하는 배우인데 둘을 엮으면 어쩌자는 거야 날 죽일 셈인가. 또 다른 이야기에선 와타나베 켄의 평범한 아저씨 연기를 너무 오랜만에 봐서 적응하기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요새 미국 영화에서 더 잘 보게 되다 […]

〈립반윙클의 신부〉 (2016)

오랜만에 돌아온 이와이 슌지 감독은 여전히 빛을 잘 다룬다. 너무 빛을 잘 다루는 사람이라 분명 씁쓸해야 할 장면, 화가 날 장면인데도 화면이 예뻐 평온하게 지켜볼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분명 이 영화는 그걸 노린 작품일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고통 속에 빠지고 관계가 무너지는 장면임에도 이렇게 찍어낼 수 있구나. 극 중 인물이 무너지면 감정도 같이 무너지는 내가 이렇게 관조하며 볼 수 있구나 싶었다. 영화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소셜 미디어의 가벼움 같은 주제가 이 영화를 본 이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