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었)어요.

대학에 들어가서 가장 듣기 싫었던 질문이 무어냐하면 비전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그 때 학과 동기들은 선배들의 질문에 모두 답을 하더라. 대부분 비슷비슷한 답들이었지만 나는 그걸 무척이나 충격적으로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제와서는 그들 모두가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입학한 것인지 아니면 거짓으로라도 그런 것이 있다 답한 것인지 몰라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는 그 때 신념의 빈곤함을 드러내기 싫어서 나에게도 비전이 있지만 당신들과 썩 다르지 않다는 투로 대답했던 것 같다.실제로는 그런 게 있었을리가. 수능 점수 보고 맞춰 간 학과다. 남들이 비전과 사명에 대해 이야기할 때 홍대가서 친구들과 놀고 싶다는 생각만 하던 사람이다. 그런 게 있었을리가.

그러다 한가지 꿈을 갖게 되었다. At last, I have a dream. 같은 학과의 사람들은 잘 안꾸던 그런 꿈이었고, 비슷하다 할 수 있는 꿈을 가진 이들과도 한참은 다른 그런 꿈이었다. 내가 꾸던 꿈과 관련있는 책들을 열정적으로 읽던 때가 있었다. 그 문을 향한 방법들을 수도 없이 찾아보던 적도 있었다. 내가 가려던 그 땅을 생각하며 눈물 흘렸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금은 천천히 식어만 간다. 이미 식었을 지도.내가 이 꿈을 가진 것도 횟수로만 6년 째다. 한 달만 지나면 7년 째에 접어들어 버린다. 그러는 동안 갖고 있던 꿈이다보니 한 때 뜨거웠었던 인상만이 남아 아직도 꿈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착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한 달 동안 사람들이 생활이 상황이 내가 착각하고 있다고 깨닫게 해주었던 것 같다. 아니다 솔직해지자. 내가 착각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지 쳐다보고 있지 않았다. 사람들이 생활이 상황이 나한테 그토록 말하고 있었는데 듣기 싫었다. 내가 있던 장소가, 나와 함께 있던 사람들이 가던 길이, 나마저도 걷게 될 듯한 그 길이 너무나도 싫어서 듣는 시늉이라도 하기 싫었다. 그러니 내가 한 달 동안 들었던 말들이 바른 말인지 알면서도 마음이 아플 수 밖에.

어쩌면, 꿈을 포기하는 건 의외로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이런 생각을 했다. 계속 노력하기가 지쳤다. 그래도 주변의 이들이 갔던 길을 가겠다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가고파하는 길이 너무 멀어져만 가는 게 그걸 느끼며 살아가는게 날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나보다. 꿈을 포기하는 건 의외로 괜찮을지도.

10월과 11월 사이에 산 음반들

바빠서 사놓고 많이 듣지는 못하였다. 스웨덴세탁소는 얼마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내가 사랑하는 음악을 하더라. 좋았다. 아이유의 이번 음반은 뮤지컬다웠다. 아이유 본인이 하고 싶어하던 그런 음악이라 하더라. 나는… 듣기엔 좀 힘들었다. 버스커 버스커는 왜 샀는지 모르겠다. 그냥 사고 들었는데 그냥 그랬다. 음란소년은 재밌더라. ㅋㅋㅋㅋㅋㅋㅋ. 자우림 음반을 아직 못들었다. 오늘 들어야 겠다.

Ramen at Ippudo

같은 식사는 두 번 다시 할 수 없기 때문에
한 끼 한 끼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오늘의 점심 식사가 다시 돌아오지 않듯이.

또 한 끼 식사는 모름지기 만족스러워야 한다.
내 배에 알맞는 한 끼. 많이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는 양으로.
식욕은 미식으로 채워져야 아름다운 것이지 탐식으로 채워져서는 안될 것이다.

맛있다.
부탄츄豚人의 기억이 사라질 때쯤 찾아간 잇푸도一風堂는 참으로 좋은 곳이었다. 주문하며 나도 모르게 모듬토핑 추가를 말하고 말았다. 그랬더니 좀 맛있던게 좀 많이 맛있게 되었다. 이래서 라멘 먹기를 그만둘 수 없다.

무척이나 맛있게 먹는 바람에

혀를 데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