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잊어선 안 될 이야기라는 말

극장에서 쉰들러 리스트 재개봉을 앞두고 예고편을 틀어주더라. 예고편의 문구들 중에 ‘결코 잊어선 안 될 이야기’라는 말이 나와서 동행은 엄밀히 따지자면 우리와 연관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는가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나는 정말로 우리가 잊어선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저 이야기와 같은 시기에 제국주의에 짓밟혔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바로 저 독일인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에 본 영화들

보헤미안 랩소디 브라이언 싱어, 2018
영화로서는 많이 별로다. 스토리 있는 트레일러를 만들고 있는건가 싶을 정도로 처참한데, 그걸 그나마 노래로 메꾸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어야지. 마지막 라이브 에이드 파트만큼은 분명 좋았지만 — 누군가는 퀸의 라이브 에이드 공연 최고화질 영상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정확하다 — 이 공연 장면만이 홀로 존재 의의를 지니고 다른 부분들은 오로지 이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영화에 대한 내 마음 속 평가가 시간이 지날수록 안좋아지고 있다.

헤이세이 마지막 도쿄, 프리뷰

어쩌다 급히 도쿄 여행을 계획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칭다오 항공권을 살펴보다가 도쿄행으로 옮겨갔다는 것 밖에는. 어쩌다 이렇게 됐지? 하지만 도쿄가 좋으니 다 괜찮다.

항공권

이번에도 당연히 스카이스캐너를 뒤져봤고, 아시아나를 이용하게 됐다. 최근 일본 갈 땐 저가항공들만을 이용했는데, 금액엔 거의 차이가 없는 아시아나 항공편이 있으니 이걸 타야겠다 싶었다. 수하물 무게 걱정도 덜할 수 있으니 웬만해선 대형항공사가 낫겠지. 혹시 하네다 공항으로 가볼 수 있을까 했으나 그러기엔 다들 너무 비쌌고 이번에도 결국 나리타 공항으로 가게 됐다. 왕복 항공권에 259,700원.

일정

이번엔 딱히 제대로 된 일정이 없다. 대신에 아쉬운 점은 돈이 많지 않아 3박 4일로 잡았는데, 어떻게든 더 모아서 4박 5일로 잡았어야 했다는 점이다. 3박 4일에 도쿄에서 가고 싶은 곳들을 다 돌아다니기는 쉬운 게 아니다.

고정된 일정은 국립신미술관 가서 전시를 보는 것과 예약해놓은 스시집에 가서 오마카세를 먹는 것 정도 뿐이다. 우에노에 온 뭉크나 페르메이르의 전시를 보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숙박

아사쿠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덴치에서 머문다. 사이트로 들어가면 도미토리룸만 예약 가능한 것 같은데 에어비앤비에서 찾아보면 2인실을 이용할 수 있어서 거기로 했다. 사실 반대 순서로 알게 됐다. 먼저 에어비앤비에서 찾아서 예약하고 나중에야 사이트에 들어가보았다.

숙박비는 놀랍게도 943원인데 갖고 있던 에어비앤비 쿠폰을 사용해서 이렇게 가격을 낮췄다. 실제로는 20만 얼마일 것이다.

그 외

지난번 여행에서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지출기록용 단축어를 정비해서 더욱 엑셀 가계부 파일에 옮겨적기 편하게 만드는 워크플로우를 짰다. 그리고 지난번엔 없었던 IC카드 충전/결제에도 대응하였다. 이번에 스이카를 집어넣을 수 있는 아이폰으로 바꿨기 때문에 IC카드 대응이 필요할 거 같아 미리 준비하였다.

정리

블로그에 여행기록을 한다고 하지만 이젠 완전히 여행 프리뷰글 전문이 되었다. 반성해야 하는데 밀린 여행기가 4개인 거 보고 반성조차 어렵겠단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해버린 걸 반성한다.

그리고 이 프리뷰글조차 매우 짧아졌는데 — 경비 섹션은 아예 쓰지도 않았다 — 이건 지금 내가 일본 상공에서 아이패드로 글을 쓰고 있어서 그렇다. 밤에 잠도 잘 못자서 졸린데 비행기에서 이걸 쓰고 있으니 길게 진득하니 쓰고 있을 수가 없다.


글은 프리뷰인데 여행은 이미 시작되어버렸다. 잘 놀다 돌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