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에 본 영화들

스파이더맨: 홈커밍 존 왓츠, 2017
예고편이 전부라는 이야기를 이미 듣고 봤지만, 정말 그대로일 줄은 몰랐다. 만들려다 엎어진 대미지 컨트롤 이야기의 잔재를 갖고 만들었는데,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게 좋지도 않았다. 스파이더맨은 이제 거의 다 아는 영웅인데 거기에 히어로물의 판에 박힌 이야기를 끼얹으니 이도저도 아니게 됐다. 러닝타임이 이리 길 필요가 있는지, 아이언맨이 이리 많이 나올 이유가 있는지. 소니의 로고가 뜨는 장면이 가장 좋았다.

비욘드 스카이라인 리암 오도넬, 2017
전 편은 영화가 아니라 TV로 나오면 낫지 않았을까 생각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 그전에, 나는 이걸 왜 봤지?

토르: 라그나로크 타이카 와이티티, 2017
진지한 면으로는 마블 최고의 영화로 윈터 솔저를 꼽는데, 신나는 면으로는 라그나로크를 꼽아야겠다. 감독이 감독이라 그런지 개그를 쓰는 솜씨나 음악과 연출 면에서 다른 마블 영화보다 훨씬 낫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제임스 건, 2017
괜찮은 후속편이다. 분명 괜찮게 만들었는데 그게 첫 작품에 버금가거나, 그를 뛰어넘는 건 아닌 영화들이 있는데 이건 대체적으로 히어로물의 — 최소한 마블 히어로물에선 심각한 문제이고, 이 시리즈도 그걸 피해가지 못했다. 이 ‘가오갤’ 가족의 이야기는 점점 흥미로와지지만 그것 외에는 뻔하고 새로움이 없다.

다키스트 아워 조 라이트, 2017
아카데미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영화이다. 이 말은 뻔한 연말 아카데미용 영화라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달리 말하면 좋은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이 나오는 잘 만든 영화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게리 올드만의 연기는 역시나 대단히 보기 좋고 당시 영국 수뇌부 내의 다툼이 흥미로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원더스트럭 토드 헤인즈, 2017
전반부는 엉망이었으나 후반에서 상당히 좋은 장면들이 나온다. 하지만 장면이 나열돼있는 것만으로는 이야기를 살릴 수 없었다. 깨진 내러티브는 그렇게 돌아오지 않는다. 이 문제는 한가지 시간선을 가진 캐롤에서와 달리 이번 작에서 도드라지게 느껴진다. 이제 겨우 두번째 헤인즈라 잘 알 순 없지만 그의 작품에서 좋은 구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그가 재현하는 20세기 미국은 그 느낌이 충만하여 보고 듣는 즐거움이 있다. 이것만큼은 매우 뛰어나고 다행히 나는 그걸 좋아한다. 아무래도 헤인즈는 뉴욕을 사랑하는 사람이지 않나 싶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안소니 루소, 조 루소, 2018
아직 이 영화를 잘 모르겠다. 내가 3부작, 4부작 이런 작품들 말고 파트별로 나뉘는 작품을 싫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독으로 기능하지 않는 작품을 별개의 영화로 놓고 볼 수 있을까. 지금까지 어벤져스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시리즈 중에선 유일하게 잘 만들었는데 결국 다음 편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좋게 볼 수가 없다.

콜럼버스 코고나다, 2017
이전부터 평이 그렇게 좋아서 너무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봤고, 들었던 평 이상으로 만족했다. 한 사람은 콜럼버스를 떠나며, 한 사람은 콜럼버스에 오며 치유의 과정을 경험하는 이 영화에서, 콜럼버스와 거기 있는 건축물들이 치유의 역할을 하듯이 영화 자체도 그런 역할을 할까? 나는 그건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영화 자체가 되는 건축들이 내게 그 역할을 하는 건 알 수 있었다.

바후발리: 더 비기닝 S.S. 라자몰리, 2015
옛 것을 되돌아보는 듯한 신선함이 있지만 가치는 없다.

강철비 양우석, 2017
넷플릭스를 둘러보다가 아무래도 봐두는게 좋겠지 싶어서 보게 됐다. 결말이 어째서 그런지 의문이 들지만, 전체적으로 이정도면 나쁜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고 달리 할 말이 생기는 영화도 아니다.

바후발리 2: 더 컨클루전 S.S. 라자몰리, 2017
1편을 보고는 대체 사람들이 왜 바후발리를 영업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2편을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처음 보고나선 평범하게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헤 싸 루드라싸가 머릿속에서 강하게 울려퍼진다. 이게 바후발리의 맛이겠지. 아주 좋다.

고스트 워 닉 마티유, 2016
영화소개만 읽어봤을 땐 별로 같아 보였는데 이상하게 평이 좋아 보았고, 영화가 끝날 땐 만족스럽게 넷플릭스를 끌 수 있었다. 이야기 자체는 흔하지만 촌스러운 연출도 없었고, 설명되지 않아 찜찜한 부분도 없이 이야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였다.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이렇게 나오기도 쉬운게 아니다. 망가진 부다페스트의 모습 — 작중에선 몰도바라고 나오지만 — 을 보는 맛도 있었고, 그래픽도 나쁘지 않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헤일로: 리치 행성의 함락 이안 커비, 2015
오직 팬들을 위한 작품. 달리 말하면 팬만을 위한 작품이다. 하지만 팬들도 이거에 만족했을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은혼 후쿠다 유이치, 2017
당연히 실사판 〈진격의 거인〉이나 〈강철의 연금술사〉 같은 작품과 비교할 수는 없다. 은혼 자체가 어디에 놔둬도 잘 구현되는 세계라 그런지 실사로 만들어져도 무리가 없고, 오히려 더 어울리기까지 하다. 하지만 개그가 배우의 연기로 커버가 되는지는 별개였다. 성우의 연기와 달리 배우가 실제의 몸으로 하는 연기는 과할 뿐이었다. 이 점이 다른 괜찮은 점들을 압도하는 바람에 나빠진 작품이다.

5월은 가정의 달

교회를 나와있지만 신자임은 여전하기에 예배를 드리는 일이 가끔 있다. 그리고 아뿔싸, 교회에 가서야 5월이란 걸 기억해낸다. , 듣기 괴로운 설교가 가득찬 한 달이다. 이때만큼은 교회 출석을 피해야 한다. 반드시.

2018년 4월에 본 영화들

투모로우랜드 브래드 버드, 2015
그런 영화가 있지 않나. 어떨지 충분히 예상되고, 사람들의 평을 보면 나도 저런 평을 내릴 거 같은 영화지만 그래도 봐보고 싶은 영화. 투모로우랜드가 그랬다. 비록 평균이나 그 조금 이하에 그치는 영화였지만 적당한 궁금증 유발, 적당한 모험담, 적당한 재미가 있는 영화다.

레이디 버드 그레타 거윅, 2017
좋은 영화들을 계속 보게 된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버릴 곳이 없는 부분들, 보기 좋게 이어지는 화면과 이야기의 흐름을 보며 이게 그레타 거윅의 첫 작품이 맞나 싶었다. 감독의 새크라멘토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데, 마치 패터슨처럼 여기도 또다른 영화-고향이 되는 거 같기도 했다.

레디 플레이어 원 스티븐 스필버그, 2018
이 영화가 내용이 뻔하다고?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영화는 눈으로 가슴으로 보는 영화다. 드로리안이 나오고 메카고지라가 — 오리지널 고지라 테마와 함께! — 나오고 레트로게임에 헌사를 바치는데, 그리고 스필버그다운 메시지도 나오는데.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감사합니다 스필버그.

살인자 말리나의 4막극 몰리 수리아, 2017
지난해 부산에서 놓쳤던 영화였다. 그래서 상영한다기에 얼른 예매하고 두근거리며 입장했는데, 이럴수가. 이건 너무 재미가 없잖아. 좋아질 수 있는 지점들에서 놓친게 너무 많다. 그래도 중간중간에 있는 좋은 부분들 가지고는 바닥을 향해 떨어지는 영화 전체를 되돌릴 수가 없었다.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