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의 시청각

다시 스포티파이로 돌아왔다! 카드를 새로 발급받게 되는 김에 미국 계정의 페이팔을 만들어서 결제하기로 했다. 이베이에서 기프트카드 매물이 사라지기도 했고 말이다. 비록 지금 쓰는 폰에서 아주 원활하게 돌아가진 않지만 다시 돌아온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 읽었다

플라네테스 2 유키무라 마코토 지음, 장지연 옮김
플라네테스 3 유키무라 마코토 지음, 장지연 옮김
플라네테스 4 유키무라 마코토 지음, 장지연 옮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훌륭한 작품. 꿈은 언제나 대기권 밖에 있다.

# 보았다

호모 사피엔스 니콜라우스 가이어할터, 2016
여러 이유로 사람에게서 버려진 곳들을 관조한다. 이곳들에는 어떤 삶들이 있었을까?
북경의 일요일 크리스 마르케, 1956
나이브하게 바라보는 것이 별로이지만 대약진운동 2년 전 베이징의 모습은 흥미롭다.

바로드림

책은 주로 알라딘에서 사지만 가끔은 실물 책을 봐야할 때가 있다. 책값이 부담되는 경우엔 편한 마음으로 구매할 순 없으니까 교보문고에 들러 한번쯤은 들춰보고 결정한다. 가까운 교보는 내가 사는 시 건너편에 있지만 거기엔 찾는 책이 없기 일쑤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실물을 보고자 하는 책들은 강남이나 광화문에도 한권 있을까 말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한 권 살펴보고자 서울 가는 것도 부담이고 귀찮고 해서 근처에 볼 일이 있을 때야 들리는 정도였다.

교보에 가는 목적이 이런데다가 거기서 책을 사 들고 오는 것도 무겁기도 하니, 서점에서 책을 살펴보며 알라딘으로 주문을 하곤했다. 이렇다보니 서비스란 걸 알아도 쓸 일이 없었다. 무겁게 들고오느니 다음날 알라딘 택배상자를 받는게 훨씬 나았으니까.

그리고 얼마 전 동네에 교보문고가 들어왔다. 집에서 걸어서 7분. 이전에 같은 자리에 있던 서점은 책의 종류가 그렇게 다양하지 않아서 잘 안가게 됐는데 이젠 전보다 책 확인하기가 쉽겠구나 생각했다. 어차피 사는 건 알라딘이겠거니 싶었고.

그런데 왠걸, 을 한번 이용해보니 썩 좋았다. 잠깐 나가서 바로 책을 받아오니 배송을 기다리는 시간도 없고, 그 덕분에 나도 집을 나설 수 있고. 얼마 전엔 소파에 드러누워 사뒀던 〈플라네테스〉2, 3권을 읽고는 완결권인 4권은 아직 안나왔나 검색해보니, 이미 출간돼있었고 동네 교보에도 있단 걸 발견했다. 그 즉시 포인트를 탈탈 털어 무료로 구매하고 준비하고 나가 바로 수령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알라딘으로 주문했다면 하루를 더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동네 교보의 규모가 그렇게 큰 곳은 아니라서 책이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여전히 알라딘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긴 하다. 그럼에도 읽고 싶은 책이 가까운 곳에 있을 때 바로 구매해 읽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덕분에 내가 집을 나서는 건 더욱 좋은 일이다.

여름 속 후쿠오카, 프리뷰

어느 날 친구가 후쿠오카에 가자고 했다. 친구는 방학이 끝나기 전에 어딘가 가고 싶어했다. 하지만 이 여름에? 친구는 일본의 여름이 어떤지 알지 못했고, 나는 그저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이 짧은 여행이 정해졌다.

항공권

스카이스캐너에서 저렴한 항공권을 찾아봤고 제주항공으로 정해졌다. 따로 적을 것이 없다. 후쿠오카는 워낙 싼 항공권이 많더라.

제주항공 모바일 체크인을 처음 사용해봤는데, 마지막에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카운터에서 수속해달라는 메시지가 떠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공항에서 체크인해보니 모바일로 하는게 제대로 진행됐는데 체크인 중에 좌석을 이 자리 저 자리 골라본 것 때문에 그런 메시지가 뜬거 아닐까 하더라. 다음부턴 신중히 한 자리 고르고 해야겠다.

숙소

숙소는 딱 맘에 드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좀 고민했다. 정말 예뻐서 맘에 들던 곳은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10분 정도 떨어져있었다. 가을, 겨울이면 고민 안했을텐데 여름이잖아. 텐진 파르코 박화점 안에 있어서 교통도 편리할 거 같았던 곳은 아무래도 하카타와 떨어져 있어서 제외했다. 여름이니까 조금이라도 덜 움직일 곳을 고르는게 급선무였다. 그래서 캐널시티 바로 옆의 The Life 호스텔을 골랐다. 하카타역에서 그리 멀지 않고 텐진과도 아주 멀지 않으니 나쁘지 않아보였다. 개장한지 얼마 안된 곳이라 시설도 좋아보였다.

일정과 경비

일정은 2박 3일뿐인 여행이라 큼지막하게만 잡았다. ‘둘째날 아침 다자이후에 갔다온다’가 정해진 유일한 일정이다. 사람들이 후쿠오카 여행가면 다자이후에 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후쿠오카시 시내에는 그다지 볼게 없는 듯하다. 그러니 다자이후야 가지. 이처럼 시내여행이 전부인거나 마찬가지라 굳이 일정을 정해둘 필요를 못느끼고 있다. 구글 지도에 괜찮은 음식점들 별만 찍어두었다.

경비는

분류 비용 분류 비용
항공료 ₩168,200 숙박비 ¥7,400
포켓Wi-Fi ₩7,260 교통비 ¥2,000
공항버스 ₩22,000 식비 ¥12,000
구매 ¥2,160

짧은 여행이어서 잘 계산해보니 패스권은 굳이 필요하지 않더라. 나는 파스모를, 친구는 지인에게서 빌린 이코카를 들고 가서 충전해 쓰기로 했다. 구매에 잡힌 2,160엔은 다이소에서 파는 미소시루 20개 사는데 쓰일 금액이다. 한국에서 세 배 비싼 가격에 팔길래 일본에 가면 꼭 사오는 제품이 됐다.

그 외

이번엔 태풍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태평양에서 놀던 애가 날 이렇게 괴롭힐 줄이야. 후쿠오카는 안거치고 지나가버려서 다행이다.

정리

여행글 보면 프리뷰 글만 벌써 세개다. 연초의 일본 가족여행, 봄에 갔다 온 유럽여행, 그리고 이거. 여행글 본편은 하나도 안쓰고 이렇게 프리뷰만 쓰고 있다. 언젠간 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