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혐오로 가득찬 총신대

뉴스앤조이에 올라온 이용필 기자의 기사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김 총장은 “개혁주의 신학에서 여성 안수는 안 된다”, “여성 안수라는 보루가 무너지면 성경적 신앙의 보루가 무너진다”, “성경에 ‘여자는 잠잠하라’, ‘남자를 가르치거나 다스리지 말라’고 나와 있다”고 발언했다. 또, “보수 정통 개혁파는 여성 안수를 반대한다. 자유주의 진영에서나 여성 안수를 허용한다”고 말했다.

설교를 들은 한 참석자는 “전형적인 여성 차별 발언이었다. 들을수록 화가 나 밖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기도한 A 씨는 송년회 다음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오늘부로 총장님 눈에 확실히 찍혀 다음 학기부터 총신에서 강의하기 힘들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

말이 씨가 된 것일까. A 씨가 맡고 있던 수업은 폐강되거나 다른 강사로 교체됐다. ‘구약 원문 강독’은 폐강됐고, ‘시편’ 강의는 다른 강사로 바뀌었다.

여성을 주제로 한 과목도 영향을 받았다. 총신대 교양 수업 ‘현대 사회와 여성’은 개설이 유보됐다. 평생교육원 수업 ‘한국 사회와 여성 문제’는 폐강됐다. 두 수업을 맡고 있는 B 씨는 “수업 계획서까지 제출했는데 2월 19일 폐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안수 기도 불똥이 여성 관련 수업까지 튀었다. 사실상 이번 학기에는 ‘여성’과 관련된 수업은 없다”고 말했다. B 씨가 맡고 있는 또 다른 수업 ‘칼빈주의와 신앙’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총신대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여성도 혐오하고, 성소수자도 혐오하는 곳이다. 정말 혐오스러운 대학이다.

낭독, 《저먼 지니어스》

요새 밤을 건너며 읽고 있는 책이다. 어딘가의 리뷰에서는 저자의 독일을 향한 장대한 러브레터라고 표현했는데 그 말 그대로이다. 독일이 보통 나라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흥미롭고 놀라울 줄이야.

미국과 유럽의 종교성

The Cresset에 올라온 Gregor Thuswaldner와 Peter Berger의 대담의 일부이다. 주제는 Peter Berger의 ‘내 관점은 어떻게 변하였는가?’이고, 인용한 부분은 Thuswaldner가 왜 유럽은 예외적으로 다른 지역과 달리 종교적이지 않은지 물은 것에 대한 대답이다. 인용은 271828님이 번역한 글에서 가져왔다.

[…] 여기서 모든 내용을 소개할 수는 없지만 그 중에 가장 중요한 이유로 교회와 국가 간의 관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개혁, 루터, 가톨릭, 정통을 비롯한 유럽 대부분의 기독교 종파는 국가 공인 교회가 되었던 역사가 있다. 반면에 미국은 일부의 반대를 무릎쓰고 다원주의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의 청교도들이 퀘이커 교도를 교수대에 메달았다. 하지만 다른 종교적 신념을 가진 이들은 너무 많았고 그들 모두를 교수형에 처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모두를 개종시킬 수도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다원주의를 채택하게 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국가가 국교회를 둔다면 국민들의 태도는 어떻게 바뀔까?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밀접하다면 사람들은 국가에 실망할 때마다 교회에도 실망하게 될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데 이는 국가와 교회 모두에게 좋지 못한 일이다. […]

이걸 읽으며 기독교와 권력의 관계를 생각해본다. 지금의 필요로 권력과 가까워지면 나중에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치룰 것이다. 가톨릭이 보다 나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때가 권력을 쥐고 있던 시대인지 권력을 내려놓은 전후의 세계인지 잊지 않아야 한다. 항상 기독교 정당의 꿈을 꾸는 개신교나 정권의 입맛에 맞는 말을 하기 시작하는 가톨릭이나, 한국 교회는 그런 망상을 버렸으면 좋겠다. 영원한 교회는 지상을 탐할 때 자신의 영원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