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부천에서 본 영화들


노사리: 순간의 영원 야마모토 타츠야, 2020
올해 부천에서의 기대하지 않았던 보석. 쇠락한 마을에 대한 애정을 거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라디오 방송을 통해, 기록 영상을 바라보는 얼굴들을 통해 따뜻하게 그려낸다.


라스트 앤 퍼스트 맨 요한 요한손, 2020
정적이고 때론 지치지만 그래도 흥미롭다.


댄싱 메리 사부, 2019
영화 안의 많은 것들을 섞어보려 하지만 대부분 섞이지 않는다. 그래도 열정적인 건 좋았다.


20세기 최고의 수상 매튜 랜킨, 2019
부천의 또다른 보석. 자국의 역사에 대한 감독의 생각(‘실망’!)과 그 그로테스크한 표현법에 독특한 세트, 상징물들로 영화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이 영화를 보는데 퀘벡과 캐나다의 관계에 대해 조금의 지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괜찮다.


끝없음에 관하여 로이 안데르손, 2019
멈춰있는데 멈춰있지 않다. 이토록 회화적인 경험을 하게 해주는 영화는 처음인데 완전히 빠져들어서 보았다.


사로잡힌 미노스 니콜라카키스, 2019
뻔한 것들을 빼고 나니 풍광만 남았다.


비밀의 잠 미카엘 비누스, 2020
작년에도 봤던 배우가 주연이길래 봤다. 해외의 누군가는 이 작품을 핀처 영화 같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그건 아니지 않니.


살인 연극 로우예, 2018
배우들이 감독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서 우왕좌왕. 분명 괜찮은 이야기를 괜찮게 만들었지만 영화 보는 내내 혼자 열심히 달려가는 감독을 바라보는 기분이 든다.


사랑하지 않는 자들의 최후 동런니엔, 2019
사랑에 방점을 둔 중국식 레프트 비하인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이고, 그 끝이 어떨지도 보이지만 기본이 탄탄해서 흥미를 놓지 않을 수 있었다.

2020년 전주에서 본 영화들


담쟁이 2020, 한제이
‘문제 없는’ 시스템이 유사 가족의 유대를 부수어버리는 끔찍함. 이 국가와 사회가 더 많은 가족의 형태를 받아들이게 해야한다 진짜.


치인의 사랑 카타시마 잇키, 2020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단편. 읽어보진 않았다. 검색을 통해 이미 여러번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는 걸 알았고, 왜 이 작품이 감독들의 선택을 받았는지 영화를 보고도 알 수 없었다. 이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미끼 마크 젠킨, 2019
옛 방식의 재현을 카메라를 잘 써서 만들어보니 이런 좋은 결과가. 매 클로즈업 장면의 강렬함이 잊혀지지 않는다.


홀아비의 탱고와 뒤틀린 거울 라울 루이즈, 2020
이게 뭔가 싶다가도 후반에 들어서니 끝까지 놀라워서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영화. 두 번 보기는 어려워도 한 번은 보면 좋을 것이다.


각자의 입장 강정인, 2020
정말 제목만큼 아수라장이다.


건설 유니버스의 어떤 오류 박군제, 2020
난 영상 예술 쪽은 아직 잘 모르는 것으로.


드라이빙 스쿨 유수진, 2020
영화에 대한 애정이 보이는 작품들이 있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렇다. 그렇다고 그것만 갖고 가지 않고 탄탄한 기본 위에 이야기를 쌓아냈다.


추석 연휴 쉽니다 남순아, 2020
연기도 장면도 연출도 좋았는데 그것들 모두 많이 익숙하다.


비디오포비아 미야자키 다이스케, 2019
작년 부천에 이어서, 이 감독의 필모는 앞으로도 챙겨봐야겠다. 지난 작품과 아주 다른 스타일의 영화를 아주 잘 만들어냈다.


와일드 구스 레이크 댜오 이난, 2019
요즘 이런 게 중국에서 많이 만들어지는 건지 해외에 더 많이 소개되는 것 뿐인지는 모르겠는데 범죄(조직) 영화가 자주 보이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장면이며 연기며 이야기이며 빠지지 않고 잘 만들어서, 어쩌면 이번 전주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즐겁게 본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불어 호가는 참 잘생겼다.

2020년 5월과 6월에 본 영화들

가메라: 대괴수 공중결전 가네코 슈스케, 1995
30년 전 작품에서 발견하는 신 고지라의 모습.

에어로너츠 톰 하퍼, 2019
작년에 아마존으로 공개됐을 때 큰 스크린에서 보고 싶다는 얘기가 많았는지 잘 알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드높고 드넓은 하늘은 극장에서 봐야한다.

너는 달밤에 빛나고 츠키카와 쇼, 2019
배우들이 고생이 많다.

위대한 쇼맨 마이클 그레이시, 2017
쿠폰 덕에 무료가 되어서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보지도 않았을텐데. 어쨌든 보고 나니 볼 필요가 없는 영화라는 생각 뿐이다.

패왕별희 첸 카이거, 1993
다들 훌륭하다 할 때 잘 만들었지만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하는 작품들이 종종 있는데 패왕별희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