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부터 책상 위를 어떻게 좀 바꿔보고 싶었다. 딱보기에도 공간을 잘 쓰고 있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책상 위에 그렇게 많은 책들과 기기들이 있음에도 쓰는 건 몇개 밖에 없으니 이제는 최소한의 물품들만 올려놓고 쓰고 싶었다. 그놈의 책상 유리가 너무 싫어서 치워버리고 싶었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그래서 맨날 이런 사이트나 요런 사이트나 관련 단어들로 구글링하고 지내는게 내 즐거운 여가생활 중 하나임을 밝혀본다. 분명 나도 하고자 하면 저렇게 — 적어도 저런 것들과 비슷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었는데, 매번 여러가지 이유로 시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첫째는 귀찮아서였고 둘째는 공간 부족이 이유였고 셋째는 책상 위에서 불필요한 것을 발견하지 못해서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어느 날 정도는 아니고 그냥 어제였다. 도서 반납의 사명을 띄고 도서관에 다녀오는 길에 생각의 전환을 갑작스레 맞이하였다. 먼저 세번째 요인. 내 책상 위에 가장 큰 범위를 차지하고 있던 것은 Xbox와 모니터와 유무선공유기와 그에 딸린 촉수들이었는데 이것들을 정리해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나 싶었다. Xbox야 최소 지난 6개월간 한번도 킨 적이 없었고 모니터 역시 비슷했다. 어차피 안쓸 거 치워버리면 그만이었다. 두번째 요인. 셋째가 해결되니 둘째가 자연스레 해결되었다.
마지막으로 첫번째 요인. 월요일부터 몸도 아파 기력도 없고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잠 밖에 못자는데 옆 집에선 벽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대고 있고 윗 집에서는 피아노 연습이 끊이지 않아 잠도 못자고 밤엔 잠도 안오고 그게 그날까지 이어져서 짜증이 나던 차에 청소라는 목표가 눈에 들어오니 갑자기 힘이 솟아났다! 저놈의 몸에 생기가 돌아온다!!!
그래서 집이 오자마자 일단 다 치웠다. 책을 내리고 모니터를 내리고 선들을 걷어내고 Xbox를 내리고 나무 책상인데도 나무가 보이지도 않을만큼 쌓인 먼지들을 닦아내었다. 그리고 내 마음에 짐이 되었던 유리를 걷어냈다! 수고하며 무거운 짐진 책상을 내가 쉬게 했다! 이쯤만 되어도 이미 충분하기 기분이 좋아진 나 ㅋ
그리고 고민에 들어갔다. 어떻게 해야 내일의 내가 만족해하는 책상을 꾸밀 수 있을까. 그래서 핀터레스트를 뒤지고 구글링을 해가며 소위 말하는 영감 얻기를 했다. 위 사진이 그러면서 찍은 사진이다. 사실 저렇게만 놓고 쓰고 싶은데 그러기엔 책상이 너무.. 컸다는게 문제. 그래서 이리저리 책이며 필기구며 위치를 바꿔보길 두시간, 그리고 기기 정리와 선 정리에 한시간을 써보니 드디어 맘에 드는 배치가 보였다.
다섯 시간에 걸쳐 청소하고 완성하니 어찌 마음이 뿌듯하지 아니하랴. 아침에 일어나서도 감탄했다. 이게 내 책상이라니, 진작 이럴걸. 거기에 위 사진이 컨셉샷이 아니라는 것도 자랑스레 말할 수 있다. 저게 컨셉샷이 아니다! 하지만 책상 사진의 완성은 역시 저 제도 스탠드인 것 같다
심플 엔 스텐드인가?ㅎ
심플한게 좋지 ㅎㅎㅎ
근데 누구……..